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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休~ 마지막 1~2일은 ‘家’
-여름휴가 마지막날까지 즐기다 직장생활 긴 후유증

-복귀 1~2주는 규칙적 생활로 ‘생체리듬 회복’




#지난주 사이판으로 6일간 가족 여행을 다녀 온 홍모(32)씨는 지난 금요일 귀국해 주말을 집에서만 보냈다. 자유여행으로 일정을 여유 있게 세웠다고 생각했고 한국과 1시간밖에 시차가 나지 않아 시차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이상하게 월요일 출근을 해서 오전부터 밀려 오는 피곤함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어른들을 모시고 다녀와서 특히 식사에 신경을 쓴데다 중간에 한두개 끼워 넣은 관광 일정이 체력적으로 부담이 됐다.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고자 떠난 여름휴가. 하지만 오히려 휴가 뒤에 무기력감이나 피로, 소화불량의 후유증을 앓는 사람이 많다. 휴가 기간에 맞춰졌던 생체 리듬이 다시 직장 생활로 돌아오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하루 이틀이면 생체 리듬이 어느 정도 돌아오고, 1~2주면 완전히 회복된다. 그러나 휴가 후유증이 심하면 이같은 증상이 몇 주 동안 이어지면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을 수 있다. 이를 방치하면 만성피로로 악화할 수 있다.



▶휴가 중 무너진 생체리듬=생체 리듬이란 매일 생리적인 활동의 자연 주기로, 각성ㆍ수면 주기, 식사 및 신체활동 습관 등이 이에 해당한다. 평소에는 코르티솔과 멜라토닌의 호르몬 분비와 자율신경 계통의 항상성 유지로 이 생체리듬이 잘 작동한다.

그러나 휴가 기간 평소와 다른 생활패턴으로 인해 이런 생체리듬이 교란돼 호르몬 분비와 자율신경 계통의 불균형으로 각종 후유 증상들이 발생할 수 있다.

휴가 후유증으로 소화불량을 겪거나 배탈이 나기도 하고, 가벼운 감염으로 인한 감기 증세도 흔하다. 평소와 다른 취침 시간으로 인해 밤에는 불면증이 생기고 낮에는 무기력감을 느끼게 된다. 이는 시차가 있는 외국여행 후에 특히 심하다.

조아랑 강동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만약 시차가 3시간 이상 나는 외국으로 여행을 다녀온 뒤에는 시차 장애를 겪기 쉽다”며 “자기 전에 멜라토닌을 복용해서 효과를 보기도 하지만 멜라토닌의 효과와 용량은 개인마다 다르며, 잠이 깬 뒤의 몽롱함, 악몽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무리한 휴가 일정을 잡지 않는 것이 이런 휴가 후유증을 겪지 않는 최선의 방법이다. 무리한 휴가 일정을 잡게 되면 규칙적인 생활패턴이 깨지기 쉬워 생체 리듬이 흐트러지기 쉽다. 스케쥴을 너무 빡빡하게 잡는다든지, 휴식시간을 없이 시간표를 짜는 것, 연일 반복되는 지나친 음주는 금물이다. 하지만 이미 휴가지로 떠났다면, 빡빡한 일정 소화를 위해 무리를 하기보다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도 방법이다.

▶휴가 마지막 날은 집에서 쉬세요=휴가 일정은 일상 복귀 이틀 전에 마무리 하는 것이 권장된다. 휴가 마지막 날은 집에서 편안하게 쉬면서 여행으로 지친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어야 한다. 쉰다고 꼼짝도 하지 않기 보다는 여행 짐을 정리하거나 가볍게 산책을 하는 것이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

가족과 대화하거나 음악을 듣는 등의 휴식은 신체리듬을 정상으로 되돌리고 일상에 적응할 에너지를 준다. 시차 적응을 위해서는 출근 전날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이런 완충 시간을 갖지 않고 휴가지에서 늦은 귀가 후 바로 출근을 하면 피로가 몰려오고 무기력감을 느낄 수 있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휴가가 끝나고 바로 업무에 복귀하기보단 하루나 이틀 정도의 여유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며 “휴가기간 무리하게 활동했거나 평소보다 많은 양의 음주를 했을 때, 장시간 비행기나 자동차 여행을 했거나 평소에 안 하던 여러 가지 운동이나 놀이를 한꺼번에 했다면 신체의 피로감은 더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휴가 뒤 일주일은 흐트러졌던 생체리듬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기간이라고 보면 된다. 해외여행이 늘고 있지만, 대부분 일주일 가량의 짧은 휴가기간으로 인해 휴가와 업무 복귀 사이에 여유시간을 갖기 힘들다.

휴가를 마치고 직장 복귀 뒤 1주 정도는 생체리듬을 직장 생활에 적응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때는 회식이나 약속을 피하고 일찍 귀가해 충분히 쉬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소 피로하더라도 일단 기상시간을 지키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미지근한 물에 목욕을 하거나 가벼운 음악을 들으며 쉬는 것이 좋다. 휴가 후 2주 동안은 저녁회식을 잡지 말고 회식이 있더라도 피하도록 한다.

조 교수는 “열대야에 휴가 후유증까지 겹치면 밤에 잠을 설칠 수 있어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마사지를 통해 근육을 이완시켜 주는 것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휴가 후유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온몸이 무기력하며 아프다면 다른 병일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병이 있는 것을 몰랐다가 휴가를 거치면서 생체 리듬이 바뀌면서 증세가 악화돼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본인의 상태를 잘 아는 의사를 찾아가 휴가를 언제 어떻게 다녀왔는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상담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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