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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기업의 中시장 잔혹사… 디디추싱, 우버차이나 인수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중국의 디디추싱이 우버의 중국법인 우버차이나를 인수한다. 중국대륙에 성조기를 꽂으려던 미국 기업들이 오히려 중국 토종기업에 참패를 당한 셈이다.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글로벌 기업의 잔혹사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디디추싱은 1일 성명을 통해 우버의 중국 내 브랜드와 사업, 데이터를 모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우버와 우버차이나 투자자들은 합병 회사의 지분 20%를 차지한다. 우버가 합병회사의 지분 5.89%를 인수하는 가운데 우선주 지분권까지 합치면 17.7%를 차지하게 된다. 우버차이나의 다른 주주인 바이두가 2.3%를 손에 넣는다.

디디추싱은 우버의 국제 사업 부문에도 1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자료=www.thedrum.com]

[자료=profit.ndtv.com]

청웨이 디디추싱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디디추싱과 우버는 지난 2년간 서로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우버와의 합의는 차량호출서비스 산업을 건강하고 지속가능하면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경로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의 합병으로 중국에는 시장점유율 93%에 기업가치가 350억 달러(약 38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차량호출서비스 업체가 탄생하게 됐다. 중국 시장조사업체인 신산업기술센터(CNIT)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기준 디디추싱의 중국 차량호출서비스 시장 점유율은 85%, 우버차이나는 8%였다.

이번 결정은 우버차이나의 손실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압박이 거세지고 있던 가운데 나왔다. 우버와 디디추싱은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최대 30조원까지 추산될 정도로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부으며 운전기사와 승객을 놓고 경쟁해왔다. 우버는 이 과정에서 2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봤고, 투자자들은 이길 수 없는 소모적 보조금 전쟁을 중단하고 중국 자산을 팔라고 요구해 왔다.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CEO는 “기업가로서 나는 성공적이라는 것은 가슴을 따르는 것만큼 이성에 귀 기울이는 것이라는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그는 “우버와 디디는 중국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는데, 이제 수익을 내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 중국 승객들에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하려면 수익성을 확보하는 게 유일한 길”이라고 합병 배경을 설명했다.

[자료=www.thedrum.com]

[자료=profit.ndtv.com]

디디추싱은 지난 6월 애플에서 10억 달러를 비롯해 73억 달러의 자금을 새로 조달하면서 기업가치가 280억 달러(약 31조원)까지 뛰어오른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지난해 2월 중국 차량호출서비스 시장의 쌍두마차였던 디디와 콰이디는 합병계획을 발표했고, 이어 회사명을 디디추싱으로 바꿔 우버차이나에 대항하기 시작했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디디와 콰이디의 뒷배인 텅쉰과 알리바바도 힘을 합치게 됐다.

우버차이나도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합병을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던 미국 기업이 또 한 차례 실패한 사례로 평가했다. 구글은 검열에 대한 우려 등으로 지난 2010년 중국에서 검색 엔진 서비스를 중지했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중국 내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애플도 매출 둔화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다만 우버는 다른 사례들과 비교해 긍정적 결말을 맞은 것이라고 FT는 평가했다. 사업 철회로 마무리한 것이 아니라 더 규모가 큰 사업 파트너를 만나 수익을 낼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은 것이기 때문이다. 청웨이 디디추싱 CEO와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CEO는 상대 기업의 이사회에 참여한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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