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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대선 D-100] 힐러리가 더 낫지만…오바마와는 다르다…한미외교 변화 불가피
100일 뒤엔 한국과 미국의 외교관계 역시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는 물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모두 기존 오바마 행정부와 다른 색깔을 예고하고 있다.

외교부 안팎에서는 외교 관계만 놓고 보면 힐러리 진영이 더 낫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힐러리 개인적으로 국무장관을 역임하는 등 풍부한 국정 경험을 갖고 있는데다 고위급부터 실무진까지 다양한 공식ㆍ비공식 교류를 쌓아온 만큼 소통하기에 유리할 것이란 설명이다. 반면 트럼프 진영은 공화당 내에서도 낯설게 여겨질 정도라 우리 정부는 접점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트럼프가 유력 대선주자로 발돋움한 뒤 그를 지지하고 돕는 인물들과 한반도 및 동북아 정책이 구체화되면서 우리 외교 정책을 전달하기 위한 채널을 다양화하고 있다.

우리 외교안보 당국에서 가장 신경이 쓰이는 당면 과제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다. 트럼프는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진작부터 한국에 방위비 부담을 늘리라고 엄포를 놓았다. 현재 한국이 부담하는 주한미군 주둔비용은 약 1조원 규모. 만약 협상이 순조롭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주한미군 철수까지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미동맹의 근간이 흔들릴 위험도 있다. 트럼프는 지난달 22일 한 인터뷰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ㆍNATO) 회원국이 공격을 받아도 자동으로 개입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미국의 국익을 위해 동맹 관계를 재설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한반도 안보 역시 새로운 환경에 놓이게 된다. 또 매우 민감한 문제인 핵문제와 관련해서도 한국과 일본이 스스로를 방어하도록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힐러리는 트럼프에 비하면 변화의 폭과 강도는 덜할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는 “동맹과 함께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는 동맹국과 다자적 협력에 의한 ‘제한적 개입’이라는 오바마 행정부의 기조를 이어받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오바마보다 더 강력한 ‘한미일’ 3각 동맹을 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한국은 중국과 관계를 놓고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놓일 우려가 있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 역시 트럼프 만큼은 아니더라도 일정 부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힐러리가 비록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동맹을 외쳤지만 통상 분야에서 보호무역 기조를 내비친 것은 그만큼 트럼프가 몰고온 신고립주의라는 시대적 흐름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장은 동맹국을 끌어안고 트럼프와 차별화를 위해 동맹의 중요성을 역설했지만 동맹국에 대한 요구를 늘리는 방향으로 궤도 수정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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