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글로벌Insight] 심한 빈부격차가 불러온 브라질의 치안불안 - 이영선 KOTRA 상파울루무역관장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브라질 치안불안이 연일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유명한 자동차 경주 ‘포뮬러 원’(F1)을 운영하는 F1그룹의 회장 친척이 상파울루에서 납치돼 몸값으로 417억 원을 요구받았다고 한다. 브라질에서 치안불안은 ‘보행자ㆍ승용차 탑승자에 대한 권총 강도’, ‘주택ㆍ상가ㆍ은행의 권총 강도’, ‘경비원이나 식모와 짠 집털이’, ‘납치’, ‘피납치인 집털기’ 등의 유형으로 발생한다. 

경찰과 폭력조직의 총격전도 시민들을 불안하게 한다. 국제앰네스티가 2015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리우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가운데 최소 16%가 현직 경찰에 의해 벌어졌으며 총 사망자수는 1519명에 이른다. 경찰이 총을 든 범죄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면을 감안하더라도 적지 않은 수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브라질 치안불안의 사회적 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 브라질 정부가 201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치안불안에 따른 연간 사회적 비용은 국내총생산(GDP)의 5.4%인 2580억헤알(약 86조원)에 달한다. 시설마다 경비를 위한 인력과 시스템을 설치해야 하고, 사상자에 대한 치료비용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보안검색을 위해 사람과 차를 통제하는 과정에서 경제활동이 좌절되거나 늦춰지는 간접요인까지 생각하면 비용은 더 커질 것이다.

치안불안의 근본원인은 계층 간의 극심한 빈부격차다. 계층 간 소득불평등 수준을 보여주는 지니계수에서 브라질은 전 세계에서 13번째로 불평등이 심하다. 겉보기에도 화려한 주거지역이 있는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대로변의 보도, 건물 처마 밑, 터널 내부, 다리 밑에 모여 사는 노숙자를 흔히 볼 수 있다. 술에 취하거나 영양부족으로 쓰러져 있는 노숙자들의 모습 위로, 헬리콥터를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시내외곽의 비탈진 산등성이에는 빈민촌의 상징인 ‘파벨라’가 있다. 파벨라는 19세기 중반 리우에서 자유의 몸이 된 흑인 노예와 실직한 유럽계 이민자 등이 형성한 집단 거주 지역으로 2010년 기준 브라질 323개 도시에 6329개의 파벨라가 있다. 

브라질 빈민층의 대부분은 흑인 또는 인디오 원주민계 혼혈로 과거 사탕수수, 커피 등 플랜테이션에서 고된 일을 하거나 농장주의 집안일을 했다. 지금 후손들도 빈곤하게 태어났기 때문에 출발점이 바닥이다. 청소원, 경비원, 배달맨, 식모, 운전기사 (헬리콥터 조종사 제외) 등은 한결같이 혼혈이다. 이들은 월 1400헤알(49만원)을 받는데 부를 축적하기는커녕 한 달 생활비로도 모자란다.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상층 이동이 매우 어려운 사회에서 폭력에 대한 용인 정도는 높다. 이는 강도들이 부자를 상대로 강도짓을 해도 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 이처럼 부의 양극화는 사회 조화를 깨뜨릴 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도 증가시키고 결과적으로 사회의 발전을 저해하게 된다.

작년에 브라질 한인 한분이 노상강도의 총에 맞아 아직 병상에 누워있다. 요즘에는 이민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한다. 리우 올림픽 기간 중 약 5000명의 한국인이 브라질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우올림픽 기간 동안이라도 관계부처가 힘을 모아 우리 국민보호에 힘을 쏟아야겠다.

이영선

KOTRA 상파울루무역관장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