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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주,울산,포항…대도시에 숨겨진 바캉스 보석들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동해는 부산ㆍ경상도에서 블라디보스톡까지 이어진다. 동해바다에 강원도만 있다고 여기는 국민이 있다면, 동해의 참맛을 3분의1만 아는 분이다.

바다와 나란히 달리던 백두대간이 태백산에 이르러 충청 내륙으로 뻗어가니, 강원도 동해안은 바다와 심산유곡이 가까이 붙어있는데 비해, 경북,울산의 동해바다는 청정해수와 포구의 아름다움, 문화마을의 운치가 잘 조화를 이룬다.

▶왜 영일만 친구인가= 울산과 포항은 동해안에 인접한 대도시이다. 이곳은 우리나라 중추산업 단지가 있는 바람에 많은 국민들은 이곳 청정해역의 싱그러움과 다양한 문화의 운치, 얕막한 숲의 고즈넉함을 알지 못한다. 연안 대도시의 다채로움은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온다.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곳곳에 설치된 예술작품. 이 작품들은 스틸아트페스티벌에 출품되었던 작품들이다.사진=채지형]

“바닷가에서 오두막집을 짓고 사는 어릴 적 내친구. 갈매기 나래 위에 시를 적어 띄우는….”

최백호의 ‘영일만 친구’는 포항 사람이다. 제철소 이전에 푸른 동해이고 문화였다. 영일대 해수욕장은 반짝이는 모래밭과 화려한 야경, 다양한 조각품들을 뽐낸다. 포항 내륙으로 들어가면 오어지둘레길이 선사하는 느림과 쾌적함, 덕동문화마을이 제공하는 풍부한 문화유산 등 보석이 숨어있다. 동해안 최고 물회는 덤이다.

▶무사의 얼음같은 눈빛이 머물렀나= 관광지로서의 울산 매력은 아는 사람만 알고 열광한다. 낙산,경포,망상만 동해가 아니다. 바다에는 대왕암공원과 슬도, 간절곶, 진하해수욕장이 다양한 해수욕의 생태계의 구색을 자랑하고, 태화루에서 유유히 흐르는 태화강의 매력은 다른 동해안 도시에서 갖기 어려운 매력이다.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은 도심 속 힐링공간.사진=이정화]

조금만 더 눈을 크게 뜨고 보면 대박 울산매력이 나타난다. 도심 속 쉼터 ‘태화강 십리대숲’은 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무사들이 대나무숲을 무대로 차가운 눈빛을 교환했을까. 탈속선사가 흉금이 상쾌스런 이곳에서 도를 닦았을까. 바다에서 조금 안쪽으로 들어왔는데, 기막힌 피서지가 숨어있었던 것이다. 십리대숲은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을 따라 구 삼호교에서 태화루 아래 용금소까지 10리(약 4km)에 걸쳐 있다.

▶남진, 분수쇼와 함께라면= 바닷가 도시 목포가 가만히 있을수 없다. 바캉스는 해수욕이 전부가 아니다. 항구도시 목포는 바다 얘기는 하도 많이 했으니 다른 것을 자랑하겠다고 한다.

[목포 평화광장의 화려한 레이저쇼와 함께 펼쳐지는 춤추는 바다분수의 분수쇼.사진=최갑수]

갓 쓴 선비를 닮은 바위 두 개가 나란한 서있는 목포 갓바위 지구에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유물전시관, 목포자연사박물관, 목포문학관, 남농기념관 등이 밀집돼 있다. 신안앞바다 보물섬을 건져올린지 40년 수만개 유물이 해양유물전시관에 있다. 차범석, 박화성을 비롯한 목포 출신 문인의 자료를 모아둔 목포문학관과 한국 남종화의 거장 남농 허건의 작품을 전시한 남농기념관은 목포가 예향으로 불리는 이유를 말해준다.

남진야시장 떠들썩함, 평화광장 밤 분수쇼의 화려함은 명랑 목포의 상징이다. 목포는 지금 제철인 민어회가 동해 물회보다 더 좋다고 주장한다.

▶겸손했던 서울, “제가 관광지로서 좀 괜찮지 않나요?”= 도시의 뒤안에는 보석이 숨어있다. 청정, 자연, 힐링, 친환경 등이 농어촌의 이미지와 동일시 되는 편견 때문에 대도시의 아름다움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다. 한국관광공사가 8월엔 도시의 숨은 매력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서울특별시 K스타일 허브 앞 청계천에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관광객들.사진=정은주]

서울.
회색빛 건물이 떠오르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서울 만큼 좋은 관광지가 없다. 서울은 그간 지방에 최고의 경치, 최고의 맛, 최고의 문화예술을 애써 양보해왔다. 최근들어 서울로 여행오는 지방 관광객이 늘고 있다. 서울은 이제 그만 겸손해도 된다.

4대궁의 매력은 좀 길게, 자세히 보아야 더욱 발현된다. 가기전에 조금 공부를 해두면 더욱 잘 보인다.

광장시장의 마약김밥, 홍대의 길거리 스테이크, 명동의 길거리 음식, 인사동의 한정식, 강남역 뒷골목의 치맥…지방 도민들도 서울에 놀러갈 필요가 있다. 그대야 얻어가는 것도 많다.

인터파크 명동 북파크는 명동성당 1898광장에 자리한 서점인데, 자그마한 서점에 카페도 있어 왁자지껄 명동투어에서 잠시 벗어나 평정심으로 돌아올 수 있다. 그래야 다시 놀지.

북티크 논현점은 금요일마다 ‘심야책방’을 연다.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밤새 책을 읽을 수 있다. 강남역에서 실컷 놀다 우아하게 서점에서 밤 샐 만 하다.

지난 4월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 문을 연 케이스타일허브(K-Style Hub)는 한국적인 멋과 맛을 체험하는 이색 피서지다. 한류스타 디지털체험, 한식체험, 아트 상품 전시 등을 즐길수 있다.

▶광주, 대전, 청주의 숨은 보석= 역대 대통령의 면면을 자세히 관찰할수 있는 청남대와 청원연꽃마을, 미동산수목원은 충북 대표도시 청주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과 문화의 공간이다.

[청남대 역대 대통령 동상이 모여 있는 청남대 대통령광장.사진=박상준]

광주광역시에도 증암천자락 환벽당과 취가정, 광주호 호수생태원, 무등산수박마을 등 농촌스런 휴식공간이 많다. 원효계곡의 탁족은 금강산 부럽지 않다. 월봉서원에서는 기대승이 촉발한 조선철학논쟁을 흥미진진하게 감상할 수 있다.

[광주광역시 왕버들군의 그늘은 훌륭한 휴식공간을 만들어준다.사진=문일식]

대전 역시 과학의 메카라서 보석같은 피서지로서의 면면이 덜 드러났다. 둘레산길, 호반길, 장태산자연휴양림 메타세콰이어 숲길, 대청호가 한눈에 들어오는 식장산전망대, 태평전통시장에 있는 태평청년 맛it길 등 볼거리 힐링거리가 즐비하다.

[대전광역시 장태산자연휴양림.사진=한은희]

다채로운 도시 바캉스, 얕보지 마라.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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