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바람난과학] 한국의 ‘눈’으로 처음 찾아낸 외계행성
[HOOC=이정아 기자] 태양계 밖 외부의 생명체를 찾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를 처음으로 가능하게 했던 망원경은 2009년 우주로 출발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케플러 망원경. 독일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의 이름을 딴 이 망원경은 수많은 ‘제2 지구’ 후보들을 찾아내 그 이름을 붙였습니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후보’까지 합하면 지금까지 발견한 외계행성은 3277개에 이릅니다.

지구와 유사한 환경의 ‘지구형 행성’을 찾기 위한 노력에 있어선 한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2009년부터 남반구 칠레와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에 각각 지름 1.6m 광시야 망원경과 3.4억 화소 모자이크 CCD 카메라로 이뤄진 외계행성 탐색시스템(KMTNet)을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천문연이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 바로 이 시스템을 이용해 외계행성 2개를 처음 발견했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국내 시스템을 이용해 외계행성을 발견한 것은 이번이 최초입니다.

태양계 행성과 이번에 천문연이 발견한 두 외계행성의 크기 및 모성과의 거리 비교

김승리 한국천문연구원이 이끄는 변광천체그룹이 KMTNet을 이용해 발견한 2개의 외계행성은 모두 지구보다 지름이 크고 가스층으로 이뤄진 ‘목성형 행성’입니다. 여름철 밤하늘에서 띠 모양으로 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를 볼 수 있는데요. 은하수에서 가장 진한 부근이 궁수자리입니다. 궁수자리 쪽을 올려다보면서 ‘아, 이번에 발견한 두 외계행성이 있는 위치구나’ 하시면 되겠습니다.

아무튼 이 두 행성과 각 모성과의 거리는 태양과 지구 사이와의 거리와 비슷하지만, 모성의 온도가 태양의 온도(5500도)보다 낮아 행성에 도달하는 빛과 열은 지구보다 약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발견된 두 행성 모두 생명체가 살 수 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아쉽지만(?) 두 행성 모두 제2 지구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KMTNet으로 발견한 외계행성계의 우리은하 내 위치

천문연이 발견한 2개의 외계행성 가운데 첫 번째로 발견한 외계행성의 이름은 OGLE-2015-BLG-0954Lb. 이 행성은 지구로부터 2000광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2000광년은 빛의 속도로 무려 2000년 동안 가야 하는 거리. 이 행성의 질량은 목성 질량의 4배 정도 되는데요. 이 행성은 표면온도가 3000도인 중심별에서 1.2AU 떨어진 거리에서 공전하고 있었습니다. 태양에서 지구까지 거리가 1AU(1.5×10의8승km)입니다.

이어 발견한 외계행성의 이름은 OGLE-2015-BLG-0051Lb. 지구와 2만7000광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이 행성은 목성 질량의 0.7배 정도의 행성이었는데요. 이 행성은 표면온도가 2300도인 중심별로부터 0.73AU 만큼 떨어져 있었습니다. (두 외계행성 모두 지구와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지구 관측으로 이보다 더 자세한 특징들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남반구 3개국(칠레, 남아공, 호주)에 위치한 KMTNet의 모습

KMTNet이 설치된 남반구 관측소 3곳은 남위 30도 근처에서 일정한 경도 간격으로 위치해 있는데요. 이 때문에 우리는 우리은하 중심부를 24시간 연속 관측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시스템을 가리켜 ‘별이 지지 않는 관측소’라고 부르는 이유죠. 특히 이 시스템은 두 천체가 관측자와 일직선상에 있으면 관측자와 가까운 천체가 돋보기 렌즈 역할을 해 먼 천체가 훨씬 밝게 보이는 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김 연구원은 “KMTNet의 특성을 이용한 시뮬레이션 결과에 의하면 매년 100여 개의 외계행성을 발견할 수 있을 전망”이라며 “향후에는 모행성과 짝을 이룬 외계행성 외에도 떠돌이 외계행성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하는데요. 첫 번째 외계행성 발견 결과는 한국천문학회지에 실렸고, 두 번째 외계행성 발견 결과는 천문학 분야 최상위급 학술지인 미국 천체물리학 저널에 게재 승인됐습니다.

dsu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