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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건축에 동원된 흑인노예, 호의호식?”…美 보수논객 논란
[헤럴드경제]미국 폭스뉴스의 간판 보수논객인 빌 오라일리가 백악관 건립 때 투입된 흑인 노예들이 배불리 먹고 괜찮은 숙소에서 잤다는 발언으로 누리꾼들의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오라일리는 전날 자신의 이름을 딴 프로그램 ‘오라일리 팩터’의 마지막 코너 ‘팁 오브 더 데이’에서 백악관을 흑인 노예들이 지었다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발언을 검증했다.

미셸 여사는 25일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 개막한 대통령 후보 지명을 위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찬조 연사로 출연해 감동적인 연설로 호평을 받았다.


그는 “나는 매일 아침 노예들이 지은 집에서 일어난다”면서 백악관을 흑인 노예들이 지은 집으로 규정했다.

미셸 여사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남편과 역시 흑인인 자신의 가족이 백악관에 거주하게 된 것이야말로 인종 문제가 진일보한 것을 의미하고 미국이 발전해온 과정을 상징한다는 취지에서 ‘백악관 흑인 노예’ 발언을 했다.

오라일리는 미셸 여사의 발언을 토대로 백악관 건립 역사를 짧게 거론하면서 당시 정부가 흑인을 백악관 건설에 투입하면서 충분한 음식과 좋은 숙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악관을 지은 건 노예들이라는 미셸 여사의 발언은 근본적으로 옳지만, 다른 인종의 노동자들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을 접한 트위터 사용자들은 오라일리가 흑인 노예의 열악한 처우를 경시했을 뿐만 아니라 ‘행복한 또는 만족스러운 흑인’과 같은 남북전쟁 이전의 고루한 백인 중심적 시각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쇠사슬에 손발이 묶인 흑인 노예에게 과연 좋은 음식이 무엇이었는지 알려달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사용자도 “흑인 노예들이 금을 받았든지, 아파트 맨션에서 살았든지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그들은 노예였다”며 이 사실을 잊은 오라일리를 꼬집었다.

비판이 쇄도하자 오라일리는 27일 트위터에 “극좌 얼간이들이 내 발언을 왜곡했다”면서 “미셸 여사가 옳았고, 난 그 사실을 알려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언론인인 제시 홀랜드는 흑인 노예의 백악관 건설 투입을 인정한 오라일리의 ‘역사 수업’이 정확했다면서도 “흑인 노예들이 정말 잘 먹고, 좋은 데서 잤는지에 대한 역사적 증거는 없다”고 했다.

그는 등뼈가 휠 정도로 고된 건설 현장에 투입된 흑인 노예들이 그 일을 감당할 수준의 음식을 섭취했을 테지만 배불리 먹은 건지는 알 수 없다고 추정했다.

또 대다수 노예는 헛간과 같은 곳에서 잠을 잤으나 일반 노동자들이 머무는 주택을 받았는지도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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