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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류 외국인 200만명 시대] 홀트부부·마가렛수녀·히딩크…한국을 울리고 웃게만든 외국인들
국내 체류 외국인 숫자가 200만명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1948년 체류 외국인은 약 2만명 수준이었다. 대부분 선교나 봉사 목적으로 한국을 찾았던 이들은 전쟁 후 열악했던 국내 의료ㆍ교육 현실의 빈자리를 채워줬다.

국내 아동복지 사업의 전기를 마련한 미국인 홀트 부부가 대표적이다. 이미 여섯 자녀가 있었던 부부는 1955년 한국의 전쟁고아 8명을 입양하면서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입양활동을 전개했다. ‘한국 고아의 어머니’로 불린 부인 버사 홀트 여사는 생전에 6만여명의 고아들에게 새 가정을 찾아준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기도 했다. 부부는 세상을 떠난 후에도 고향 미국이 아닌 경기도 일산에 나란히 잠들어 있다.

‘파란 눈’의 천주교 신부와 수녀들 역시 오랜 기간 선교활동을 하며 한국인들에게 감동을 줬다. 이제는 ‘지정환’이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벨기에 국적의 세스테벤스 디디에(84) 신부는 1959년 국내 입국 후 전북에서 농촌사업을 시작으로 민주화운동과 장애인 복지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며 한국인들의 존경을 받았다. 그리고 올 2월 법무부가 그에게 국적 증서를 수여하면서 57년만에 한국인이 됐다.

1960년대부터 40여년간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을 돌봐온 오스트리아의 스퇴거 마리안느(82), 피사렛 마가렛(81) 수녀도 지난달 법무부로부터 대한민국 명예국민증을 받으며 공로를 인정받았다.

2000년대 들어서는 문화, 체육계를 중심으로 외국인들이 유명세를 떨쳤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은 당시 지지여론에 힘입어 최초로 명예국민증을 받았고,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제리 로이스터 감독도 2008년 부산시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으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반면 외국인 증가와 맞물려 종종 발생하는 외국인 범죄는 되레 외국인을 향한 거부감을 확산시키는 요소가 됐다.

2006년 서울 서래마을에서 일어난 프랑스인 부부의 영아 살해 유기 사건은 일대 주민들에게 공포감을 안겨줬다. 이 사건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연일 보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김현일 기자/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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