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7개월 만에 분기 영업익 증가
현대기아차 2분기 영업익 동반상승
하반기 내수,수출,신흥시장 3災 영향 수익악화 우려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도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늘리며 2년3개월(9분기) 만에 현대ㆍ기아차가 동반상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수치로 드러난 것과 달리 속을 들여다보면 하반기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면서 하반기 당장 내수가 급격히 위축될 수 있고, 국내공장의 해외판매가 계속 감소해 수출이 점점 뒷걸음질치고 있다. 또 신흥시장 경기침체로 현대ㆍ기아차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며 리스크가 점점 쌓이고 있다.
이처럼 현대ㆍ기아차를 에워싸고 있는 ‘3각파도’가 점점 거세지고 있어 현대ㆍ기아차가 하반기 이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하반기는 물론 연간 경영실적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예측이 따르고 있다.
▶기아차 어닝서프라이즈, 현대차 선전=기아차는 27일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2분기 770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지난 2014년 2분기(7697억원) 이후 처음으로 7000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 역시 5.3%로 2014년 2분기(6.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0.8% 증가한 1조4045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대비 0.3%포인트 증가한 5.2%로 집계됐다.
기아차 2분기 실적이 ‘어닝서프라이즈’였다면 현대차는 선전했다. 전날 경영실적 발표에서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조761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조7509억원)보다 0.6% 성장했다고 발혔다. 이로써 현대차는 지난 2014년 1분기 이후 8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부진을 극복하며 순성장을 달성했다.
2014년 1분기 현대차 영업이익은 1조9384억원으로 전년도 1분기 대비 3.7% 올랐다. 하지만 이 해 2분기 영업이익이 13.2% 감소한 뒤 올해 1분기까지 8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그러다 올 2분기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성장하며 감소세 기록을 멈췄다. 이에 2년3개월 만에 현대ㆍ기아차 영업이익도 동반상승했다.
▶3각파도 엄습, 하반기 난관 예상=이 같은 성적에도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하반기 전망은 비관적이다. 우선 개소세 인하가 하반기 들어 종료되면서 당장 내수가 얼어붙을 수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도 개소세 인하 종료와 경기 부진의 여파로 하반기 전체 내수시장이 8.7% 하락해 2013년 이후 3년 만에 연간 판매가 감소(-0.5%)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를 조기투입시키려는 것도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다.
국내공장에서 생산해 해외로 판매하는 수출물량이 점점 주는 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해외수출이 감소했고, 기아차는 올해들어 2개 분기 연속 수출량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상반기 내수판매를 늘리고도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국내공장 판매는 감소했다. 현대차 국내공장 올해 상반기 판매는 전년도 대비 8.2%줄었고, 기아차 국내공장 역시 8.8% 하락했다.
해외수출 물량이 감소하는 것은 신흥시장 침체에 따른 연쇄효과로 볼 수 있다. 러시아, 브라질, 중동 시장 등 대표적인 신흥시장에서 현지 경기침체로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당장 국내공장 수출량에 영향을 줬다. 나아가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러시아와 브라질의 자동차 판매량이 14.4%, 22.6%씩 줄어들 것으로 내다고보 있어 신흥시장 악재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주요 해외 시장 중 하나인 미국에서 수익구조가 악화되는 것도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현대차는 현지 딜러십에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승용차의 경우 올 상반기 지난해보다 25% 늘렸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차 한대당 제공하는 인센티브가 평균 3100달러로 올라갔다. 그럼에도 하반기 미국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