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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푸드 국민식단 검증시리즈] ⑤ 탄산음료
콜라ㆍ사이다 등 착향탄산음료는 건강을 위해 피해야 할 식품으로 꼽힌다. 음료에 과하게 첨가된 ‘당(糖)’ 때문이다. 먹는 물에 탄산만을 주입한 ‘탄산수’는 좀 다르다. 유럽에서 대중화돼 있는 탄산수는 최근 웰빙 열풍에 힘입어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단, 탄산이 갖고 있는 특성상 위에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전문가 5인에게 탄산음료 섭취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과 섭취시 주의할 점을 물어 봤다. 

<되도록 피하라…탄산음료의 불편한 진실>

무더위에 지친 몸을 깨우는 데는 시원한 콜라 한 잔 만한 게 없다. 텁텁한 입 속, 느끼해진 속을 달랠 때도 탄산음료가 제격이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중ㆍ고등학생 3명 중 1명은 일주일에 3회 이상 탄산음료를 마신다. 어린이, 청소년, 성인을 막론하고 일상적으로 마시는 탄산음료에 대해 전문가들은 ‘되도록이면 피하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탄산음료에 숨은 ‘당(糖)’이 가장 큰 이유다. 

탄산음료 속 탄산은 단 맛을 덜 느끼게 하기 때문에 무의식 중에 당분을 과도하게 섭취하게 만든다. 탄산 속의 당은 충치, 비만관련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사진출처=123rf]

■ 비만, 당뇨병,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된다
탄산음료와 비만의 연결고리는 당이다. 강재헌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탄산음료가 비만으로 이어지는 것은 안에 들어있는 고열량의 당류 때문”이라며 “당류는 열량을 높이면서도 포만감을 거의 주지 않아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콜라를 예로 들어 보자. 강 교수는 “콜라는 카페인을 함유하고, 산미료로 인산이 함유돼 있다. 캐러멜을 많이 함유해 빛깔이 진한 것이 특징”이라며 “카페인, 인공감미료, 당류가 들어 있어 충치와 비만, 그로 인한 당뇨병,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 탄산은 단 맛을 감춘다

문제는 ‘차가운 탄산’이 ‘단맛’을 감춘다는 점이다. 배영희 오산대 호텔조리계열 교수는 “탄산음료는 산이 있고 온도가 차기 때문에 별로 달지 않다는 느낌을 준다. 일종의 마스킹(masking) 현상”이라고 밝혔다.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탄산음료에 정제당이 많이 함유돼 있다 하더라도 단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며 “즉 단맛을 상쇄시키는 효과로 무의식 중에 당분을 과잉 섭취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 탄산 속 당은 쉽게 흡수된다
탄산음료 속 당은 췌장을 위협한다. 손숙미 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탄산수에 들어 있는 당은 쉽게 흡수가 된다”며 “혈당이 빨리 올라가면 인슐린 분비도 함께 올려야 하기 때문에 췌장이 피곤해진다”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당 함량이 높은 탄산음료를 자주 섭취하면 쉬어야 하는 췌장이 계속해서 일을 하게 된다”며 “결국에는 췌장이 망가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 카페인 섭취 조절이 필요하다

콜라를 비롯한 일부 음료에 함유된 카페인도 주의가 필요하다. 배영희 교수는 “콜라는 각성효과가 있는데, 이는 카페인 성분 중 일부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아이들이 장기복용하게 되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 콜라 속 ‘인산’은 칼슘 흡수량에 영향을 준다
탄산 자체는 칼슘의 흡수 또는 용출과 관련이 없다. 문제는 인산이다. 노봉수 교수는 “탄산음료 자체는 칼슘과 관계가 없지만 인산이 첨가된 콜라는 칼슘 흡수량에 영향을 준다”며 “인산과 칼슘은 서로 흡수를 방해해서 칼슘의 소변 배출량이 증가하기도 한다”고 했다.

■ 제로칼로리 탄산음료도 안전하지 않다
제로콜라, 나랑드사이다 등 제로칼로리 탄산음료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건 아니다. 설탕 대신 단맛을 첨가하기 위해 넣는 아미노산계열의 합성감미료 ‘아스파탐’ 때문이다. 아스파탐은 설탕과 열량이 같지만 단맛은 설탕의 200배로, 저칼로리 감미료로 사용된다.

손숙미 교수는 “아스파탐에 들어 있는 아미노산을 많이 먹게 되면 특정한 아미노산만 편파적으로 먹게 돼 밸런스가 깨진다”며 “균형이 무너지면 아미노산 대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비칠 수 있다”고 했다. 강재헌 교수는 “(아스파탐은) 식품을 통해 인체안전 기준치인 1일섭취 허용량(성인 체중 60kg기준으로 2400mg) 내로 섭취하면 안전한 식품첨가물로 평가된 바 있다”며 “다만 아스파탐 함유 제품은 아스파탐이 분해돼 생성된 페닐알라닌이 페닐케톤뇨증(PKU) 환자에게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탄산수의 오해와 진실>

뼈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맛이 첨가되지 않은 탄산수, 이른바‘ 스
파클링 워터’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대중화돼 있는 콜라, 사이다 등 탄산음료의 청량감은 그대로 느끼면서도‘ 당(糖)’ 걱정이 없어 물 대신 음용하는 사람이 많다. 탄산수를 물 대신 마셔도 좋을까. 전문가들은 탄산수가 물 외에 수분보충을 위한 음료로는 적합하지만‘ 물을 대체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일부 다른 의견을 내놨다.

■ 탄산수는 수분 섭취를 돕는다
당과 색소가 첨가되지 않은 탄산수는 수분 섭취를 돕는다. 손숙미 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그냥 물을 마시면 잘 넘어가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탄산수를 마시면 목 넘김이 쉽다”며 “물을 많이 마시고 싶은데 마시기가 힘들 때 탄산수를 마시면 술술 잘 마실 수 있다”고 했다. 전미라 동아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탄산수는 말 그대로 물에 탄산을 가압해 넣은 음료”라며 “일반 물과 마찬가지로 탄산수는 수분을 보충해주는 기능이 있다”고 말했다. 

■ 뼈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탄산 자체가 뼈 건강이나 치아 부식과 관련이 없다는 건 관련 연구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 전미라 교수는 “탄산수가 치아의 에나멜을 부식시키고 뼈로부터 칼슘을 용출해 내는 건 설탕이 가미된 탄산소다 때문”이라며 “미국임상영양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따르면 뼈의 밀도를 낮추고 칼슘이 용출되는 주된 이유는 탄산 자체가 아닌 콜라 등 탄산음료에 함유된 과도한 설탕, 인산, 나트륨, 카페인으로 보고 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 딸꾹질? 소화불량? 영향은 ‘개인 차’
탄산수가 소화기에 미치는 영향에는 개인차가 있다. 강 교수는 “탄산수는 마시자마자 위에서 기화돼 딸꾹질이나 소화물량을 유발할 수 있다”며 “하지만 기능성 위장 장애나 변비가 있는 일부 사람들에 대해서는 반대로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소화기에 미치는 영향은 개인 차이일뿐”이라고 말했다. 


■ 지속적인 음용은 위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탄산수는 산성음료다. 탄산수의 PH(수소이온 농도)는 4.5~4.7 수준이다. 배영희 오산대 호텔조리계열 교수는 “산성음료를 지속적으로 먹으면 위에 무리가 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우리 몸은 PH 6.7~6.8의 중성인데 탄산이 갖고 있는 특성 탓에 위에 자극이 갈 수 있다”며 “탄산수는 청량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기호식품이지 물 대신 먹을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 설탕ㆍ나트륨 첨가를 확인하라
시중에 판매되는 탄산수도 맛과 향을 내는 첨가물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탄산의 톡 쏘는 느낌에 가려져 있는 ‘당분’은 주의가 필요하다.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탄산은 내용물이 갖고 있는 특성을 잠시 잊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며 “당분이 들어 가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탄산의 자극으로 단 맛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전미라 교수는 “나트륨, 비타민, 향미증진제, 합성감미료, 설탕 첨가유무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라벨을 꼭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설탕, 나트륨이 추가로 첨가돼 있지 않은 탄산수를 고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 도움을 주신 전문가들
강재헌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
배영희 오산대 호텔조리계열 교수
손숙미 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전미라 동아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손미정·박혜림·김성우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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