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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1월 찾아뵙겠다”…반기문, 왜 JP에 집착할까
與 잠룡 비박 일색…입지 약화
친박 힘빠지자 ‘충청대망론’ 군불



[헤럴드경제]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에 서신을 보냈다. 반기문 대망론의 두 축으로 꼽히던 새누리당 내 친박세력과 박근혜 대통령에게만 더 이상 기댈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나온다. 반 총장으로서는 충청권의 맹주인 JP의 정치적 지원을 요청하면서 독자적으로 ‘충청대망론’의 불씨를 이어가기 위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시각이다.

시기가 일단 그렇다. 반 총장의 방한 당시 가장 적극적으로 대망론을 지피던 새누리당 내 친박세력은 최경환ㆍ윤상현 의원과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녹취록 파문으로 급속히 힘을 잃어가고 있다. 오는 8ㆍ9전당대회에서 친박이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도 임기 후반기 레임덕이 표면화되고 있다. 반 총장과 박근혜 대통령은 ‘핫라인’ ‘극비회동’ 등이 끊임없이 화제가 될 정도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과 우병우 민정수석의 각종 비리 의혹으로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임기 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반 총장이 JP에게 서신을 보낸 사실은 지난 21일 알려졌다. 김 전 총리 측과 외교부 등에서 나온 얘기를 종합하면 지난 5월 반 총장이 방한 중 JP를 예방했고, 당시 찍은 사진을 JP 측에서 반 총장에게 보냈는데, 이에 대한 감사의 답신이었다는 것이다. 서신에는 방한 중 JP의 환대에 대한 감사와 함께 “내년 1월에 귀국하면 찾아뵙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반 총장이 올해말로 임기를 끝내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대선전에 뛰어들 뜻을 시사하면서 JP의 지원을 요청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반 총장은 지난 5월 방한 이후 잠재적 인 차기 대권 주자를 대상으로 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한때 고조됐던 반기문 대망론이 최근들어 정치권에서는 잠잠해진 분위기다. 특히 새누리당 내에서는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ㆍ나경원 의원, 남경필ㆍ원희룡ㆍ오세훈ㆍ김문수 등 전ㆍ현직 지자체장까지 비박 일색의 대권 주자들이 등판을 위해 몸을 풀고 있다.

당권 역시 비박계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는 비박계 당권 주자들의 단일화를 물밑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유승민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ㆍ원희룡 도지사 등은 정병국 의원을 중심으로 한 비박계 당권주자를 후방 지원하고 있다. 정병국 의원의 경우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대권 주자들을 다 끌어낼 수 있는 큰 판을 깔아놓겠다”며 “특히 지도부-대권주자-시도 지자체장이 참여할 수 있는 정기적인 회의 틀을 만들겠다”고 했다. 친박계가 반총장을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로 밀었던 반면, 비박계에선 ‘여러 잠룡 중 하나일 뿐’이라는 기류가 강하다. 그만큼 비박계가 당권을 장악하면 반 총장의 입지가 좁아진다는 얘기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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