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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심 한복판·이면도로 점령…시민들은 ‘왕짜증’
유명관광지·면세점 인근
요우커 수송 대형버스 인산인해



대형 전세버스들의 횡포는 도심에서도 심심치 않게 목격이 된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요우커ㆍ游客) 방문의 급증으로 이들을 실어 나르는 대형버스들이 관광지나 면세점 주변에 자주 출몰하면서 인근 주민들에게 불편을 안겨주고 있지만, 이렇다 할 대책은 없는 상태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교통사고의 위험성이다. 대형버스 때문에 사고가 날 뻔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서울 사직동에 거주 중인 A(39) 씨는 차로 이면도로에서 사직로로 나오다가 다른 차와 부딪칠 뻔했다. 도로변에 줄줄이 세워진 버스들 때문에 시야를 확보할 수 없다 보니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뒷차의 위치를 확인하기 어려운 탓이다. 특히 이곳은 사직터널을 막 지나온 차들과 합류하는 지점이라 주행 속도가 빠르다보니 사고로 이어질 경우 인명피해가 날 수 있다.

대형 전세버스가 도심 도로를 점령하면서 교통사고 위험성이 높아지는 등 도시 주민도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의 한 도로에 대형버스가 줄지어 주차하고 있는 모습.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A 씨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뒷차의 신경질적인 클랙슨 소리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화가 난다”며 “노상주차가 허용된 관광버스들이 진출차로를 가리니 불편하기 이를 때 없다”고 말했다.

서울 사직동 인근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B(32) 씨는 최근 경복궁역 사거리에서 사고 직전까지 갔다. 유턴을 하려던 대형 전세버스들이 좌회전하는 B 씨의 차와 엉켰기 때문이다. 버스의 덩치가 워낙 크다 보니 한 번에 핸들을 돌릴 수 없어 비상등을 켜고 후진을 하다 좌회전하는 B 씨 차 앞을 막아섰다.

B 씨는 “안그래도 좌회전 신호기 길지 않은데 버스가 유턴할 때까지 기다리다 보니 신호가 두 번이나 지나갔다”고 했다.

이 동네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도 대형 버스 때문에 괴롭다.

6살ㆍ2살 남자아이들을 키우는 C 씨는 요우커들이 자주 식사하는 식당 앞을 지날 때면 자기도 모르게 아이들 손을 꼭 움켜진다.

지난달 병원을 가려고 식당 앞을 지나려는데 버스가 갑자기 후진을 해 크게 다칠 뻔했기 때문이다. 식사를 끝낸 요우커들이 좁은 길을 점령하고 있어 어쩔 수 없이 도로로 돌아 걸었는데, 그때 주차돼 있던 버스가 보행자를 확인하지 않고 움직인 것이다. 만약 C 씨가 버스의 움직임을 조금이라도 늦게 발견했다면 세 모자가 크게 다칠 뻔 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고 C 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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