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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시진핑-리커창 갈등 심화…국유 기업 개혁 이견 공개적으로 드러내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국유기업 개혁 등 경제 문제를 놓고 이견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에따라 중국 공무원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지난 4일 열린 전국 국유기업 개혁 좌담회에서 “국유기업은 더욱 강하고, 우량하며,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리 총리가 “국유기업은 시장의 원리에 따라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밝힌 것과 상반된다.

국유기업 감시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최근 모임을 갖고 지난 4일 시 주석의 발언에 대한 진의 파악에 나섰지만 여전히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국유자산 감독관리위원회의 한 관리는 “지도부로부터 명확한 지시가 부족하다”며 “다들 남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들어 시 주석은 20명 넘는 경제 분야 전문가, 분석가들과 미팅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리 총리가 참석하지 않았다. 이틀 뒤 리 총리는 경제 전문가들과 별도의 미팅을 개최했다.

[사진=게티이미지]

WSJ은 “시 주석과 리 총리가 경제와 관련 서로 충돌하는 메시지를 내보내며 갈라진 틈을 드러내고 있다”며 “과거 중국 지도자들이 통일된 의견을 냈던 것에 비하면 주목할만한 변화”라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공산당 총서기이자 군에 대한 통치권을 갖고 있다. 중국에서 경제 문제는 총리가 담당해왔다. 하지만 시 주석은 과거 집단지도체제에서 1인 독주 체제로 변화를 꾀하며 경제 문제를 직접 챙기고 있다.

시 주석의 측근들은 이전 정권에서 공산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약해지고 부패해, 경제 문제를 해결하려면 강력한 중심인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파들은 시 주석이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갖고 있어 총리의 권한 등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리 총리의 권한을 약화하려는 시도는 최근들어 더욱 심해지고 있다. 리 총리가 내년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교체될 것이라는 루머도 나오고 있다.

시 주석과 리 총리는 출신 배경이 서로 다르다. 시 주석은 공산당 원로 자제 그룹인 태자당 출신이고, 리 총리는 공산주의청년단 출신이다. 공청단은 후진타오 전 주석 시절 권력의 중심이었다. 최근 시 주석이 권력 강화를 위해 고위직 인사에서 공청단 출신을 배제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시 주석과 리 총리의 불화가 처음 드러난 것은 지난 5월이다. 당시 인민일보는 1면에 익명으로 ‘권위있는 인사’의 인터뷰를 싣고 통화 완화 등 경제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이 인터뷰에 등장한 인물은 시 총리의 측근으로 추정된다. 기사에서 리 총리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리 총리의 부양정책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해석됐다.

반면 리 총리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리 총리는 지도부가 설정한 경제 성장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중국경제 전문가 배리 노튼은 “리 총리가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다”며 “경제 정책은 리 총리가 아닌 시 주석쪽으로 기울고 있는데 이같은 상황에서 시 주석과 리 총리의 관계가 유지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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