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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르도안의 또 다른 우군 ‘시리아 난민’…“에르도안 집권, 우리에겐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는 터키 국민들 외에도 또 다른 지지자가 있었다. 전쟁을 피해 자국을 떠나 에르도안 집권 하 터키에 둥지를 튼 시리아 난민들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에르도안이 국민들에게 쿠데타에 맞서 거리로 나서줄 것을 종용할 때 수많은 시리아 난민들도 동참했다고 21일 전했다.

이들에게 에르도안 정권의 존속은 삶이 걸린 문제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의 출현과 전쟁으로 피폐해진 자국을 떠나 갈 곳이 없을 때 받아준 것이 에르도안이 집권 중인 터키였다. 에르도안은 이달 초 정부가 시리아 난민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도 밝혔다. 정권이 달라지면 당장 살 곳이 사라질 수도 있는 시리아 난민들에게 쿠데타 세력은 적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

압둘라 하템 터키 거주 시리아 난민은 “우리들에게, 이는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다”면서 “터키인들에게만 운명이 걸린 순간이 아니다, 난민들에게도 그렇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지지를 위한 시위에 빠짐없이 참석한 대학생 자라 사라는 “우리는 모두 에르도안과 그의 정부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다른 누구도 그러지 않을 때 그가 우리에게 그렇게 했기 때문이다”면서 “터키는 우리에게 자국을, 학교를, 삶을 살 기회를 열어줬다”고 말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축출에 동조하는 등 시리아 현 정부에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도 난민들이 그를 지지한 이유였다. 다만 최근 터키는 시리아 정부와의 관계 회복 의사를 시사했다.

난민들에게는 쿠데타의 발발 자체가 아픈 기억을 자극한 일이기도 했다. 전시에 들을 수 있는 소리와 그 당시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시리아 내전의 기억을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모하메드라는 이름의 난민은 “우리는 F-16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이는 시리아 공습을 떠올리게 했다”고 말했다. 전쟁에 익숙한 그가 쿠데타 발발을 알게된 후 처음 한 행동은 물을 받아 두고 연료를 비축해 두는 일이었다. 그는 “언제 전기와 물이 끊길지 모르는 일이다”고 말했다.

에르도안은 쿠데타 덕분에 또 다른 우군을 확인한 셈이다. 이는 쿠데타가 오히려 에르도안에게 호재가 됐다는 분석과도 맥을 같이 한다.

에르도안 정권이 사전에 정보를 입수하고 쿠데타 발발 계획을 알고 있었다는 점, 쿠데타 이후 정적을 겨냥한 대대적 숙청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메일 내용 등에 따라 에르도안이 쿠데타를 오히려 기회로 이용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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