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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계를 넘어서는 태양전지의 진화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PSCㆍPerovskite Solar Cell)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국내 연구팀의 연구 실적은 세계적인 수준을 선도하는 분야다.

지구 상에 도달하는 햇빛을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 중의 하나는 햇빛을 바로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다. 햇빛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장치가 태양전지다.

최근 수 년 사이 태양전지 소재는 기존 실리콘 중심에서 유ㆍ무기 복합 이온성 결정소재를 광활성층으로 이용한 ‘페로브스카이트’로 이동하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에 사용되는 소재는 가격과 제조 공정비용이 다른 태양전지에 비해 월등히 저렴하다.

2009년 처음 개발된 페로브스카이트는 빛을 전기로 바꾸는 비율이 3%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이 효율을 19.3%까지 끌어올렸고 지난해 한국화학연구소가 20.1%를 달성했다. 이론상 30%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실제 제작 가능성을 고려해 앞으로 1년 이내에 25%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주로 쓰이는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이 17~23% 정도라는 점을 보면 페로브스카이트는 5여 년 만에 실리콘계 태양전지를 능가하는 경이적인 역사를 쓴 것이다.

단점도 있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납이 중앙 원자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또 높은 온도와 대기 중 습기와 산소에 쉽게 부식돼 특유의 결정구조가 분해되면 효율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납 대신 주석을 사용하고 결정구조를 보호하는 방식이 개발되고 있다. 지난달 정현석 성균관대 교수팀은 용매를 이용해 광 흡수층에 함유된 납을 99% 이상 제거하고 수초 이내에 태양전지 기판과 금속 전극을 분리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광희 광주과학기술원 교수팀은 페브로스카이트 수명이 단축되는 원인을 해결해 수명을 1년 이상 연장할 수 있는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최근에는 쉽게 휘어지는 페로브스카이트도 개발되고 있다. 지난 19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 손해정, 고민재 박사팀은 태양전지의 핵심 부분 중 하나인 정공수송층으로 널리 이용되던 물질을 대체해 저온 공정이 가능한 신소재 고분자 물질을 개발했다. 휘어지는 태양전지는 가볍고 투명한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하기 때문에 150도 이하 저온 공정이 필수다.

빛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과 내구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유연한 기판까지 갖춘 페로브스카이트가 산업체의 테스트를 거쳐 2~3년 내 상업화가 되면 건물의 창문, 자동차 유리, 휴대용 전자제품의 전원 등 다양한 제품으로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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