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멜라니아가 공화당 전대에서 한 찬조연설은 2008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한 연설과 두 단락 이상 유사했다. 표절 의혹에 트럼프 선거대책위원장 폴 매나포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셸 오바마의 연설을 베꼈다고 주장하는 것은 미친(crazy)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
| [사진=게티이미지] |
하지만 공화당 내부에서는 연설 작성자를 해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가 이후 워싱턴포스트(WP)와 폴리티코 등과의 인터뷰에서는 “연설문과 관련해 (책임 있는) 누군가를 해고하는 것이 분명히 타당해보인다”라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트럼프의 최측근이었다가 해고 당한 코리 루언다우스키는 CNN 방송 인터뷰에서 “매나포트가 만약 최종 연설문을 승인했다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며 매나포트를 겨냥했다.
폴리티코는 이번 사태가 단순 연설이 아닌 ‘전당대회 연설’이기 때문에 문제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연설 작성자였던 짐 맥그래스는 “중요한 행사장에서 어떻게 이런 사태가 발생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밋 롬니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의 연설 작성자였던 라이언 윌리엄스도 “전당대회에서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프롬터에 뜨기 전부터 화제가 된다”며 트럼프 선거위원단이 부주의했다고 적시했다.
폴리티코는 “공화당의 연설 작성자들은 일제히 트럼프 선거대책위원회를 비판했다”며 공식 대선후보로 트럼프를 지지해야 할 공화당이 분열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당초 “(표절 논란으로) 누군가 잘리는 일은없을 것”이라고 밝혔던 트럼프 선거대책위원회는 현재 책임자들에 대한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캠프 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멜라니아 연설 스캔들’에 트럼프가 “격노하고 있다”고 전하며 다른 소식통은 “머리통들이 굴러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선거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멜라니아 트럼프의 연설문 초안은 공화당 연설 작성자로 유명한 맷 스컬리가 작성했다. 하지만 스컬리는 “내가 작성한 초안과 다르다”라며 표절의혹이 제기된 멜라니아 연설 내용과 자신은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munja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