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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컵라면 먹고 게임만…” 헛물켠 속초
국내에서는 정식서비스가 되지 않는 ‘포켓몬 고(Go)’가 강원도 속초 등 일부 지역에서 이용가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하지만 이같은 기대는 실망으로 돌아오고 있는 모습이다. 포켓몬 트레이너들이 게임에만 열중해 정작 경제에 도움이 되는 소비활동은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포켓몬 트레이너들이 속초로 몰려들자 속초시청은 공식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포켓몬이 출몰한다는 내용과 함께 시내 무료 와이파이 지도까지 제공했다. 상인들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속초를 찾은 개인 인터넷 BJ(인터넷 1인방송 진행자)와 포켓몬 트레이너들에게 10% 할인된 가격에 음식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하고, 음식을 사지 않더라도 물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등의 판촉활동을 벌였다. 게임 덕에 속초로 유입되는 인구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소비도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하지만 만 하루가 지난 속초의 상황은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이다.

속초를 방문한 일부 포켓몬 트레이너들은 컵라면으로 끼니를 떼우거나, ‘히치 하이킹’으로 이동하고 있다. 경제 활성화와는 거리가 먼 행보다. 대학생 등 주로 젊은 층들이다 보니 구매력이 약한 탓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어차피 여름 휴가철이 임박한 마당이어서 비수기 공백을 메우는 효과도 크지 않다.

기대에 못미친 포켓몬 경제효과는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정식 서비스가 이뤄진 해외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미국 등에서도 ‘포켓몬 고’ 출시 초기에 속초와 비슷한 희망을 품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꿈꿨지만 오히려 각종 부작용만 속출하고 있다.


미국의 일부 상점들은 출입구 앞에 “고객이 아니면 포켓몬을 잡을 수 없음”이라는 안내문<사진>을 붙여 놨다. 일부 포켓몬 트레이너들이 매상은 올려주지 않으면서 포켓몬만 잡아 떠나는 사례가 급증함에 따른 조치다.

상인들은 물건은 사지 않고 포켓몬만 잡으면서 되레 다른 고객들에게 피해만 입히는 경우가 많아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인구의 유입이 소비로 이어지지는 않는 사례인셈이다.

김소현 인턴기자/ksh648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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