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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모주 청약 때 약관대출 급증? ...투자하려고 여행가려고 약관대출 받아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직장인 A씨는 공모주 청약 공고가 뜨면 보험사에서 약관 대출을 받는다. 단기 투자를 해야하는데 현금이 없을 때 약관 대출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상환수수료도 없는데다 개인 신용도에도 영향을 주지 않아 수익을 낸 후 상환하면 부담이 안된다.

예금 금리가 1%대로 주저 앉으며 단기간에 고수익을 내는 공모주의 인기가 높아진 가운데 보험 약관대출이 투자금을 마련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처럼 단기간 빚을 내 청약 시장에 뛰어든 후 상환하는 식이다.

실제로 한 생명보험사의 약관대출 실적을 보면 인기 공모주 청약 기간에 약관 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린 대유위니아 공모주 청약이 있었던 지난 4일과 5일 146억6000만원(8600건)과 143억6000만원(8500건)의 약관 대출이 발생했다.

6월 평균 약관 대출액이 127억원(6500건) 이었음을 감안할 때 크게 증가한 수준이다.

약관대출은 계약자가 가입한 보험 해약환급금의 70∼80% 범위에서 수시로 대출받을 수 있는 제도다. 보험료 담보 대출이라고도 한다.

주민등록증과 보험증권 또는 가장 최근에 낸 보험료 영수증만 있으면 돼 대출 절차가 간편하다. 은행 대출과 비교하면 이자가 높지만, 카드론 등 다른 단기 대출과 비교하면 이자가 낮은 편이다. 중도에 상환해도 수수료가 없는데다 신용도에도 잡히지 않는다.

약관대출은 공모주 청약 때 뿐만 아니라 주가가 폭락할 때도 투자자금을 급하게 조달하기 위해 수요가 느는 등 증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보험사 관계자는 “주가가 폭락하면 투자자금을 급하게 조달하기 위해 약관 대출이 는다”면서 “요즘 금리가 낮다보니 고수익을 쫒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공모주 청약 때에도 대출이 편리한 약관대출을 받아 투자에 나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16일 기준 삼성ㆍ한화ㆍ교보생명 등 3대 대형보험사의 보험 약관 대출 금액은 1299억원으로 올해 평균(630억원)보다 두배 가까이 많았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어떤 계약자는 자녀 과외비나 여행 경비 등 급전이 필요할 때도 약관 대출을 이용하곤 한다”면서 “대출 횟수에 제한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잠깐 빌리는 데 활용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약관 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보험사들이 저금리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타개하기 위한 방책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비난도 나온다.

약관 대출은 대출금이 보험 해약환급금의 80%를 넘지 않아 떼일 염려가 없어 RBC지급여력비율 산출시 무위험자산으로 인식된다.

이런 장점들로 인해 투자수익률 하락에 대비하면서도 RBC비율을 유지할 수 있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보험사에게 매력적이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약관대출은 보험료를 담보로 하고 있어 상환이 안정적인 데다 이자로 얻는 수익성이 좋아 영업 비수기에 대안전략으로 집중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생명보험사 보험약관대출 잔액은 43조25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4100억원 가량 늘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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