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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땅바닥에다 원두 말렸다고 감옥 간 우간다 커피 농부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우간다의 커피 농부 리차드 무테비는 지난달 마당에서 커피 원두를 말리다 경찰에게 잡혀갔다. 무테비는 방수천을 깔지 않고 땅바닥에 원두를 놓고 말린 죄로 며칠 동안 감옥 생활을 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커피 원두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이처럼 체포, 벌금 등 엄격한 형벌을 매기고 있다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우간다는 차를 즐겨마시는 나라다. 우간다에서 생산된 커피는 대부분 수출된다. 커피 수출은 우간다 전체 외화벌이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우간다 정부의 커피 개발 관련 기술자문관인 아폴로 카무기사는 “커피는 민감한 작물이라 농부들은 품질 유지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지켜야 한다”며 “모든 경찰들이 규정을 지키지 않는 농부들을 체포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같은 규제는 우간다가 얼마나 절실하게 커피 수출 확대를 원하는지 보여준다고 WSJ은 지적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브라질과 베트남이 전세계 커피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아프리카 국가에서 생산되는 원두는 11% 정도다. 아프리카는 브라질이나 베트남과 가격 면에서 경쟁이 되지 않는다. 대신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커피 생산국들은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고급 커피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아프리카 최대 커피 생산국인 에티오피아는 커피 품질 규정을 맞추지 못하면 엄격한 벌금을 부과하기도 한다.

우간다 정부는 강제적인 조치가 장기적으로 볼 때 농민 소득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들은 마당에서 영세하게 커피를 키우는 농민들을 화나게 할 뿐이다.

커피 농부 무테비는 “감옥에 있느라 방수천 살 돈을 벌지 못했다”며 “체포는 부당하다”고 말했다.

커피 품질 개선을 추구하는 비영리단체 월드커피리서치 대표인 티모시 실링은 “체포보다는 교육이나 인센티브 제공이 커피 품질 향상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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