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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치 들여다보기] ‘현상수배’ 전단처럼 게시… 인스타그램 타고 급속 전파
속칭 “XX 패치”들은 모두 전용 애플리케이션과 인스타그램 개인 메시지를 통해 제보를 받고 있다. 제보받은 사진은 마치 현상수배 전단처럼 인스타그램에 그대로 게시된다. 이 때문에 성범죄자 등을 고발한다는 취지의 ‘패치’ 활동이 오히려 사이버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패치 열풍에 주로 이용된 인스타그램은 사진을 대체로 공유하는 사회적 관계망(SNS)으로, 서버가 해외에 있어 경찰 수사가 힘들다는 점과 다른 SNS로 공유가 쉬워 파급력이 크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사진 공유 기능이 부족했던 트위터나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구조의 페이스북에 비해 공유가 쉬워 대부분 ‘패치’들이 인스타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추적과 수사가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일부 ‘패치’에서 악의적인 내용을 상대방 얼굴과 함께 게시하는 등 무분별한 사이버 모욕이 인터넷상에서 이뤄지고 있다. 


패치들은 주로 인스타그램을 활용하며, 무분별한 폭로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법적 처벌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대학생 유모(24ㆍ여) 씨는 얼마 전 자신이 올린 인스타그램 사진이 ‘여혐’을 부추긴다며 일부 이용자들로부터 일명 ‘악플’에 시달렸다. “남자에게 치근댄다”, “죽이겠다”, “찾아가겠다” 등 원색적인 비난과 함께 자신의 얼굴 사진이 패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오기도 했다. 유 씨는 결국 경찰에 사건을 접수했다.

이처럼 인스타그램 등을 통한 SNS 활동이 늘어나면서 사이버 명예훼손 범죄도 같이 늘어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집계를 시작한 첫해인 2014년에는 사이버 명예훼손 범죄가 6241건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만202건으로 1년 사이에 63% 증가했다.

특히 사진이 주로 공유되는 인스타그램을 이용한 ‘패치’ 현상이 전형적인 사이버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패치’들이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상대방의 얼굴과 실명을 게시하고 파렴치범으로 매도해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페미니즘 연구자는 “지금의 패치 현상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람들을 현상수배범처럼 폭로하고 있다”며 “인스타그램의 파급성을 이용해 자신들의 주장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패치’들이 충분히 사이버 명예훼손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상대방을 특정할 수 있도록 모자이크나 가명 없이 상대방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에는 법적 처벌 대상도 될 수 있다”고 했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역시 “사이버 명예훼손은 친고죄가 아니므로 공연성만 입증되면 경찰 수사를 통해 처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진원ㆍ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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