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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폭행 공방’ 박유천, 결국 무혐의 가닥…30일 간의 사건일지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성폭행 혐의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한류스타 박유천이 무혐의 처분을 받을 예정이다. 무혐의 처분에도 불구 이미 추락한 이미지는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소에 맞고소, 연일 폭로된 충격적인 사실로 얼룩진 박유천의 성폭행 공방은 어느덧 한달째를 맞았다.

▷ 6월 13일=박유천이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다는 사실이 이날 처음 알려졌다. 박유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 A씨는 유흥업소 직원으로 지난 4일 유흥주점 안 화장실에서 박유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10일 서울 강남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A씨는 증거물로 당시 입고 있었던 속옷 등을 제출했다.

이에 박유천의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이하 씨제스)는 “허위 사실을 근거로 한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유명인 흠집 내기를 담보로 한 악의적인 공갈 협박에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 6월 14일=전날 사건이 터지자 박유천이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강남구청으로 취재진이 몰렸다. 이날 박유천은 병가를 내고 귀가, 근태 논란이 빚어졌다. 박유천은 지난해 9월 강남 구청 관광진흥과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를 시작한 후 연가 14.5일, 병가 13일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강남구청 측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지만 민감한 군대 문제와 얽혀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날도 수 많은 기사가 쏟아지자 씨제스는 역시 “경찰로부터 공식적인 피소 내용을 전달 받은 바 없다”는 2차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박유천의 혐의가 인정된 것처럼 보도된 기사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이날 오후 박유천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 A씨가 고소를 취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씨제스는 이날 두 번의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피소 사실도 고소 취하 사실도 전달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 6월 15일=고소 취하 보도가 경찰의 공식 발표를 통해 사실로 드러났다. 이날 경찰은 여성 A씨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기존 주장에서 “강제성이 없는 성관계”였다고 번복해 고소를 취하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논란은 증폭됐다. 성폭행을 당한 뒤 일주일 후 고소장을 제출한 것부터 돌연 이틀 만에 고소를 취하한 부분까지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았다. ‘돈이 오간 것 아니냐’는 의혹부터 ‘성폭행이냐 성매매냐’를 두고도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이날 박유천은 매니저를 대동해 모자와 마스크를 낀 채 오전 8시 40분께 서울 강남구청에 모습을 드러냈다.

소송 취하에 대해 씨제스는 4차 공식 발표를 통해 “경찰을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 받은 바 없다”며 일관된 입장을 폈다. 이어 “언론을 통해 사건의 시시비비를 밝히지 않고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 6월 16일=바닥은 더 있었다. 박유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두 번째 여성 B씨가 등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12월 16일 A씨와 비슷한 방법으로 유흥 주점 안 화장실에서 강제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B씨는 사건 당일 120 다산 콜센터를 통해 112와 역삼 지구대에 사건을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던 것까지 알려졌다.

이에 씨제스 측은 굳은 결단을 내렸다. 5차 공식 입장을 통해 “박유천은 큰 정신적 충격을 당한 상태”라며 “어떤 혐의라도 범죄가 인정될 경우 연예계를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경찰은 이날 박유천의 성폭행 혐의를 전담하는 팀을 구성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6월 17일=마치 짜기라도 한 듯 C씨에 D씨까지 등장했다. 두 여성 모두 유흥 주점에서 술을 마시다 만났으며 동일하게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진퇴양난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C씨는 2014년 6월 12일 오전 4시께, D씨는 2015년 2월 21일 오전 3시 30분께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씨제스 측도 이를 더 두고 보지 않았다. 6차 공식 보도 자료를 통해 “사실 관계가 파악된 1차 고소건에 대해 20일 공갈죄와 무고죄 등으로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라며 맞고소 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4번째 고소까지 나오자 팬들마저 등을 돌렸다. JYJ 온라인 팬클럽인 디시 인사이드 JYJ 갤러리는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박유천을 지탄하며, 향후 그와 관련된 모든 활동이나 콘텐츠를 철저히 배격할 것”이라며 “지난 13년간의 신뢰와 청춘을 짓밟은 박유천에게 깊은 실망과 분노를 표한다”고 밝혔다.

▷ 6월 18일~19일=주말에도 수사는 빠르게 진행됐다. 경찰은 박유천 전담팀을 6명에서 12명으로 두 배 증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네 번째 피해자 여성까지 등장하자 이례적인 수사 전담팀을 꾸린 것이다.

이날 강남경찰서는 첫 번째 고소 여성인 A씨가 제출한 속옷에서 남성의 DNA가 나왔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검식 결과를 통보 받아 조만간 박유천을 소환 조사한 뒤 구강 세포를 채취해 DNA가 일치하는지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씨제스는 17일 6차 공식입장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 6월 20일=씨제스 측이 ‘맞고소’를 선언한 대망의 날이었다. 이날 오후 1시께 씨제스 측은 강남 경찰서에 첫 번째 고소 여성 A씨에 대해 무고죄는 물론 공갈 및 협박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여성 A씨는 물론 A씨의 남자친구와 사촌 오빠로 알려진 사람 등 3명을 함께 고소했다. 이 고소장에는 A씨가 조직폭력배를 대동해 10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담겨있어 또 한 번 추측이 쏟아졌다.

이날 한 매체를 통해 “고소인이 합의금 10억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추가로 공개 돼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이후 21일 경찰에 의해 이날 고소장을 제출한 씨제스 백창주 대표가 경찰에 출석해 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씨제스 측은 A씨에 이어 B, C, D 여성에 대해서도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6월 21일=박유천의 지옥 같은 출근길이 계속되는 가운데 급기야 강신명 경찰청장이 박유천 사건을 언급했다. 이날 오전 11시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청장은 “수사팀 12명은 이례적이긴 하지만 다수 사건이 중첩돼 일어났고 연예인이면 준공인의 신분이라 엄정히 수사를 하겠다”고 방침을 밝혔다.

이날 오후에는 전날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씨제스 백창주 대표가 경찰조사에서 사촌 오빠로 알려진 조직폭력배 황모 씨의 음성이 담긴 녹음파일을 증거자료로 제출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파일엔 황씨가 씨제스 측에 고소를 빌미로 돈을 요구하는 정황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6월 22일 =강남경찰서는 박유천과 박유천의 소속사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를 변호하는 법무법인 세종 측으로부터 박유천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2∼4번째 여성들이 낸 고소장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 6월 24일=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오후 7시께 박유천 피소 사건과 관련된 강남 유흥업소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영업장부 등을 확보하고 성매매 여성과 폭력조직이 연루돼 있을 가능성을 수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날 박유천을 비롯해 박유천의 소속사가 무고와 공갈 혐의로 맞고소한 첫 번째 고소여성 A씨와 A씨의 남자친구, 사촌오빠 등 4명에 대해 출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 6월 28일=MBC ‘PD 수첩’은 이날 성폭행 공방을 벌이고 있는 박유천 사건을 다뤘다. 방송에서는 박유천을 고소한 여성 A씨와 더불어 고소를 하지 않았지만 박유천에게 같은 방법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다섯번째 여성이 등장했다.

▷ 6월 29일=서울 강남경찰서는 MBC ‘PD 수첩’에 등장한 다섯번째 피해 여성을 방송사 측을 통해 수소문해 수사 하겠다고 밝혔다.

▷ 6월 30일=박유천이 드디어 경찰에 출석했다. 강남구청에서의 공익근무를 모두 마친뒤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후 6시 30분께 서울 강남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낸 박유천은 취재진들 앞에서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 죄송하다”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박유천은 자정을 넘긴 7월 1일 오전 2시 20분까지 약 8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았다. 이날 경찰은 박유천의 DNA를 채취했다. 이어 첫번째 고소 여성이 제출한 속옷의 것과 대조해 볼 예정이다.

[사진=OSEN 제공]

▷ 7월 2일~ 5일=박유천은 첫 경찰 출석 이후 연달아 2일 3시간, 3일 12시간, 4일 3시간 반, 5일 2시간 반 경찰 조사를 받았다. 총합 29시간 조사를 받은 셈이다.

4일 오전에는 박유천의 법률 대리인이 두 번째 고소 여성을 맞고소했다. 경찰은 1~2차례 더 소환조사할 것이라고 밝히며 조사 과정에서 박유천이 진술한 내용은 공개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의 특성상 대질심사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 7월 7일=첫번째 고소 여성이 경찰에 제출한 속옷에서 검출된 DNA가 박유천의 것과 일치한다는 검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경찰은 DNA 일치 여부와 관련 없이 “성관계에 있어 강제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 7월 8일=서울 강남경찰서는 성폭행 혐의로 네 차례 피소된 박유천에 대해 첫번째 피소건에 한해 무혐의 처분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첫번째 사건과 관련, 성관계 당시 강제성이나 폭력, 협박 등의 정황이 없어 박씨에게 성폭행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경찰은 박유천이 맞고소한 첫 번째, 두 번째 고소인들에게 무고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다.

특히 박유천을 고소했다가 취하한 첫 번째 고소인은 남자친구와 사촌 오빠 등과 함께 성관계를 빌미로 박유천 측을 협박해 약 1억원의 돈을 받아낸 정황이 드러나 공갈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 7월 11일=서울 강남경찰서는 성폭행 혐의로 박유천을 고소한 첫번째 여성을 비롯 남자친구와 사촌오빠에 대해서는 공갈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억원에 관해서는 금액 일부가 소속사 측에서 첫번째 여성에게 흘러 들어간 정황은 있으나 돈의 성격과 목적성은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무고와 성매매 혐의는 최종적으로 법리 검토중이다.

경찰은 박유천의 피소 사건 모두 무혐의 처분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무혐의 처분이 날 경우 고소인들에 대한 무고죄 적용과 더불어 첫번째 여성에 대한 공갈 혐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eunj@heraldc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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