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대비 2.5배나 늘어나
30억 넘은 아파트도 82건
올 상반기 자산가들의 초고가 주택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 재건축 투자 열기와 함께 대형 아파트의 실수요가 동시에 살아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부유층과 고액 자산가를 겨냥한 럭셔리 주택 시장이 활기를 띠는 동시에 서민 주거용 임대주택 공급이 확대되는 등 주거의 양극화 흐름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실거래가 20억원 이상 아파트의 거래 건수는 357건으로, 2013년 상반기(148건)의 2.5배에 달했다. 이 가운데 실거래값이 30억원이 넘는 아파트 거래도 82건이나 됐다. 30억원 이상 주택 거래는 지난해 같은 기간(55건) 대비 49%, 2013년 같은 기간(25건) 대비 228% 증가했다.
올 상반기 서울의 전체 아파트 거래에서 20억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조사기간인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0.75%로 1%에 육박했다. 30억 이상 비중은 0.17%로 역시 조사 기간 중 가장 높았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도곡동 타워팰리스,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 등 고가아파트들의 거래 빈도가 잦았다. 특히 압구정 지구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에 구현대와 신현대가 가격도 오르고, ‘손바뀜’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적으로도 초고가 주택 거래는 해마다 증가 추세다.
헤럴드경제가 부동산전문 조사업체 리얼투데이에 의뢰해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전국에서 20억 이상 아파트 거래는 ▷2010년 330건 ▷2011년 260건 ▷2012년 211건 ▷2013년 232건 ▷2014년 445건 ▷2015년 688건으로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5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서도 5월까지 217건으로 적지 않다.
전국의 30억 이상 아파트 거래는 ▷2010년 33건 ▷2011년 33건 ▷2012년 45건 ▷2013년 47건 ▷2014년 107건 ▷2015년 132건 등 최근 2년새 연 100건을 넘고 있다.
올 들어서는 64건(5월 기준)으로 이미 지난해 상반기(63건) 수준을 넘어섰다. 강남 등 비싼 지역의 가격이 더 오르는 극심한 양극화 장세가 펼쳐지면서 불황도 호황도 없다는 초고가 아파트들이 과거와 달리 주인을 자주 바꿨다는 분석이다.
한국에서도 홍콩과 싱가포르처럼 평당 1억원이 넘는 초고가 공동주택 시장이 한 부분을 이룰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상복합 아파트의 100평 짜리 펜트하우스 등 ‘상위 1% 주택’이 별개의 시장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얘기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초고가 아파트 시장은 초부유층과 자산가들이 제대로 된 집 한채를 갖고 싶다는 욕구가 나타나면서 실수요자로 재편 중”이라며 “고급 주택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계속될 것”라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