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같은 후폭풍이 개인자산 세계 1∼10위에 이름을 올린 최대부호 만큼은 비껴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28∼29일 사이, 10명 돈주머니는 11조5000억원(100억달러) 불어나며 반등했습니다. 특히 최상위 세 명 자산 증가분이 50%에 육박합니다. 5조1500억원(44억7000만달러) 늘었죠. 부(富) 규모가 큰 부자일수록 자신들 지갑을 빨리 재충전 한 셈입니다. 그 이유는 이들의 자산내역 속에 숨어있었습니다.
1. 빌 게이츠:+1조9600억원(17억달러)
빌게이츠 MS 창업주 |
자산 기준 세계 최대부호 빌게이츠(61) 마이크로소프트(MS)창업자는 29일(현지시각) 현재 843억달러(97조원)를 갖고 있습니다. 전날보다 17억달러 늘었습니다. 2조원 가까이 올랐죠. 게이츠가 영국에 투자한 돈은 10억달러(1조1500억원) 이상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브렉시트 투표일 직후 게이츠의 돈 24억달러가 날아갔습니다. 하지만 1주일이 채 안 돼 사실상 급반등에 성공했습니다.
게이츠의 개인자산 내역을 들여다보면 피해(?)를 덜 입은 이유가 어렴풋이 보입니다. 주식자산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그의 주머니 절반 이상(52%)이 현금성 자산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개인투자회사 케스케이드인베스트먼트에만 437억달러(50조3000억원)가 들어있습니다.
아울러 외부상황에 영향을 덜 받는 비상장 주식도 22억달러(2조5300억원)정도 됩니다. 한마디로 게이츠의 돈주머니는 예기치 않은 충격에도 잘 안 새는 내성(?)이 있는 셈입니다.
2. 아만시오 오르테가:+2조3050억원(20억달러)
아만시오 오르테가 인디텍스 회장 [출처=알케트론] |
세계 2위 부호자리에 앉아있는 아만시오 오르테가(80) 인디텍스그룹(자라(ZARA)의 모기업) 창업자도 빠르게 자산규모를 회복하고 있습니다. 유럽 최대 부자이기도 한 그는 브렉시트 투표 당일에만 6조9000억원(60억달러)를 허공에 날렸습니다. 그러나 1주일도 안 돼 20억달러, 2조3000억원 이상을 불렸습니다. 세계 10대 억만장자 가운데 자산 회복 속도가 가장 빨랐습니다.
오르테가 회장의 재산 대부분은 모기업 인디텍스 주식입니다. 평가가치는 70조4700억원(612억달러)으로 개인자산 85%를 차지하고 있죠. 중요한 건 인디텍스의 최근 경영실적이 좋았단 점입니다. 이 회사는 1분기 이익과 매출 모두 지난해보다 두자릿 수 증가율을 찍었습니다. 실제 인디텍스 주가는 29일 현재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에서 전일 대비 3%이상 올라간 상태입니다.
빨리 만들어 싸게 내놓는 스파(SPA)브랜드는 옷이 많이 팔리는 게 핵심입니다. 한마디로 실물경제 흐름이 자산 증감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단 뜻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브렉시트 공포는 세계 ‘SPA황제’의 돈줄까지 망쳐놓진 못한 것 같습니다.
3. 워런버핏:+8863억원(7억7000만달러)
워런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버핏의 돈주머니 98%인 656억달러(75조5000억원)는 그의 주력 기업 버크셔해서웨이 주식인데요. 미국 주요기업 가운데 현금자산이 가장 많은 회사 중 하나입니다. 한마디로 기초체력이 튼튼하단 의미입니다.
이 뿐 아닙니다. 버핏이 버크셔해서웨이를 통해 가장 많이 투자한 상위 5개기업(웰스파고은행ㆍ크래프트하인즈ㆍ코카콜라 등)은 모두 외부충격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란 점인데요. 모두 해당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이 높고 수익성 또한 꾸준히 유지하는 회사들입니다.
자연스레 버크셔해서웨이 주가도 순항 중입니다. 뉴욕증시에서 27일 이후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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