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카드뉴스]누구나 안전하게 사랑할 권리가 있다


[HOOC]안녕하세요!

저희는 안전한 성 문화를 지향하는 스물 다섯 청년들입니다.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성 문화 관련 커뮤니티를 운영하다 작년부터 콘돔 브랜드를 기획해 판매하고 있죠. 왜 하필 콘돔이냐고요?

저희들은 의식주만큼 건강한 성 문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남성, 여성, 청소년 등 모두가 건전한 성 생활을 즐길 권리가 있는데 콘돔은 그 권리를 지킬 수 있는 정말 중요한 물품이죠. 하지만 몸에 닿는 물건임에도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숨기듯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콘돔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콘돔에 발암물질이 있다는 사실 혹시 알고 계셨나요?

콘돔을 제조할 때 국제암연구기관(IARC)에서 2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니트로사민이라는 부산물이 생긴다고 합니다. (2급 발암물질은 인체에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등급이죠.)

독일과 미국, 중국 등에선 시판 중인 콘돔 다수에서 니트로사민이 검출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한국소비자원도 지난 4월 국내 시판 중인 콘돔 27개 제품 중 15개 제품에서 니트로사민이 검출된 분석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죠. 관련 업계가 저감화에 힘써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제기 됐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니트로사민을 줄인 안전한 콘돔을 만들자고 뜻을 모았죠. 먹거리에 신중하듯이 콘돔이 우리 건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인식을 만들면 성을 대하는 태도도 변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국내 콘돔 제조사들을 찾아다니며 니트로사민을 제거한 콘돔 제조를 제안했었죠. 그러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시선을 해외로 돌리기로 했습니다. 일일이 동남아 지역 콘돔 제조사들에게 제안서를 보냈고 마침내 저희가 원하는 콘돔을 만들어 줄 태국 업체를 찾아냈죠.

저희가 우여곡절 끝에 제작할 수 있었던 콘돔입니다. 니트로사민을 제거했을 뿐 아니라 라텍스 재료로 쓰이는 동물성 단백질인 카제인을 사용하지 않아 동물보호단체 PETA에서 비건 인증도 받았죠. 또한 성인 남성 중심의 콘돔 시장에서 누구나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게 디자인 차별화에도 신경 썼답니다.

저희는 창업 목표에 맞게 단순한 콘돔 판매에 그치지 않고 소년 성교육과 무료 콘돔 배부 등 사회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성 인식을 바로 잡는다면 미혼모, 낙태, 영아유기 등 다양한 청소년 성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죠.

‘그래도 왜 하필 콘돔이냐?’여전히 저희가 밥 먹듯이 듣는 말입니다. 어린 나이에 콘돔까지 파니 사람들은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합니다. 부모님도 매번 그만하고 학교로 돌아가라고 말씀하시기도 하죠.

하지만 저희는 걸어온 길을 계속 걸어가고 싶어요. 우리가 세상을 조금은 더 밝게 만들고 있다는 확신이 있으니까요. 모두가 성을 부끄러워하고 숨기지 않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안전하게 사랑할 권리가 있으니까요.


(*이 기사는 인스팅터스 박진아, 성민현 대표의 인터뷰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구성ㆍ기획=손수용 기자, 이영돈 인턴]


feelgood@heraldcorp.com


[헤럴드의 새로운 지식 미디어 HOOC이 출범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HOOC을 검색해보세요]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