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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흡연 여성도 폐암 안심 못 한다
- 여성 암 사망률 1위…간접흡연ㆍ미세먼지 노출 최소화 필요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최근 계절 없이 찾아오는 미세먼지와 흡연으로 인해 국민들의 폐 건강이 위협을 받고 있다.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 1위로 꼽히고 있고, 특히 여성의 암 사망률에서도 유방암이나 대장암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 남성의 전유물로 알고 있는 폐암이 이제는 여성들에게도 안심할 수 없는 질환이 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폐암은 남성 질환? 여성 암 발생률, 연평균 1.6%씩 증가=국립암센터의 폐암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1년~2014년 폐암 수술을 받은 2948명 중 여성 환자가 831명으로 전체 환자의 약 30%를 차지했다. 

또 남성의 폐암 발생률은 1999~2013년 사이에 연평균 0.9%씩 줄어든 반면, 여성은 1999년 이후 연평균 1.6%씩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2015) 자료에서도 여성 폐암 환자의 진료 내원 일수가 2011년 55만일에서 67만일로 대폭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폐암은 다른 암에 비해 사망률이 매우 높다. 폐암 초기에는 전혀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도 감기와 비슷한 기침, 객담(가래)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특히 암 발생 위치에 따라 피가 섞인 가래나 흉부 통증, 쉰 목소리, 호흡곤란, 두통, 오심, 구토, 뼈의 통증과 골절 등 증상도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 타 질환과 혼동하기 쉽다.

이진화 이대목동병원 폐암센터장은 “폐암 환자의 75%가 잦은 기침을 호소하는 만큼 기침은 폐암의 가장 흔한 증상”이라며 “담배 때문이려니 하며 쉽게 지나치지 말고 기침을 할 때 피가 섞인 가래나 다른 증상이 발생했을 때는 즉시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여성 폐암 환자 88%가 비흡연자, 발견 어렵고 사망률 높은 선암이 대부분=대부분의 여성 폐암은 흡연으로 생기는 남성 폐암과는 세포형과 발생 부위가 다르다.

남성 폐암은 기관지점막을 구성하는 세포의 변형으로 폐 중심부에서 발생하는 편평상피세포암이 많은 반면, 여성 폐암은 폐의 선세포에서 생긴 선암이다. 이는 국내 폐암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대개 간접흡연과 관계가 깊다.

다른 폐암 세포보다 크기가 작아 발견이 쉽지 않고, 폐 모서리에서 처음 생겨 림프절, 간, 뇌, 뼈, 부신 등으로 전이돼 사망률이 높은 치명적인 암이다.

국립암센터(2014)에 따르면 여성 폐암 수술 환자 중 약 88%(730명)가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연도별 폐암 환자 수술 건수’ 자료에서는 비흡연 여성 중 폐암에 걸려 수술을 한 사람은 2001년 8명에서 2014년 7월에는 55명으로 집계됐다.

이 교수는 “흔히 폐암은 흡연으로 인한 병이라는 인식이 강한 탓에 여성들은 증상이 있어도 이를 간과하기 쉽다”며 “여성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폐선암은 발견도 어렵지만 예후도 좋지 않은 만큼 중년이라면 평소 폐 건강에 관심을 갖고 검진해 볼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조리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ㆍ간접흡연 등 생활 속 폐암 위험요인 많아=비흡연 여성에게서 폐암이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까지규명되지 않았다. 최근 미세먼지 이슈 등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설은 ‘음식 조리에 의한 오염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요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와 미세먼지 등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역학조사에서도 요리를 자주하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3.4~8배나 높았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5㎍/㎥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이 18% 증가하고, 미세먼지가 10㎍/ ㎥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이 22% 증가했다는 덴마크 연구도 있다.

간접흡연도 폐암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여성은 남성보다 담배의 발암물질에 보다 취약하다. 남성에 비해 폐가 작고 노폐물을 분해시키는 능력도 약하다. 특히 담배 필터에 걸러지지 않은 간접흡연 연기, 즉 담배의 끝이 탈 때 나오는 연기가 더욱 위험하다. 이밖에 자동차에서 나오는 매연과 대기 중의 라돈 가스, 직업적 노출에 의한 석면 등의 물질도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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