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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조 비리 의혹] 제 살 도려내는 검찰, 현직 검사 구속할까
-일주일새 현직 수사관 2명 체포ㆍ구속

-법조비리 연루 ‘내부자’ 10여명에 달해

-현직검사도 구속해 제살 도려낼지 주목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법조 비리 수사가 시작된 뒤 최근 일주일 사이 현직 검찰 수사관 두 명이 잇달아 체포됐다. 모두 사건 관계인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정운호(51)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2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로 김모 수사관을 28일 오후 자택에서 체포했다.

수사팀은 김 씨가 2014년 서울중앙지검 근무 당시 정 전 대표 관련 사건의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의 또 다른 김모 수사관도 2012년 브로커 이민희(56) 씨 등 2명으로부터 사건 관련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25일 검찰에 구속된 바 있다.



홍만표(57) 변호사와 정 전 대표, 이민희 씨 등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들을 구속해 재판에 넘긴 검찰이 이제는 내부자 조사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지난 4월 ‘정운호 게이트’가 터진 이후 검찰 내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로비가 있었다는 의혹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다. 특수1부는 이에 연루된 검사와 수사관 등 20여명에 대해 자금추적과 통화내역 조회 등을 해왔다.

이번에 체포된 이들 외에도 현직 수사관 10여명이 비슷한 의혹을 받고 있어 구속되는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직 검사의 구속여부도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그동안 ‘제 식구 감싸기’라는 오명을 들어왔던 검찰이 과연 칼을 어디까지 들이댈 지 법조계는 주목하고 있다.

이미 검찰은 정 전 대표로부터 1억원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박모(54) 서울고검 검사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21일 압수수색했다. 정 전 대표는 2010년 감사원의 서울메트로 감사를 무마하기 위해 감사원 고위 간부와 동문인 박 검사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최근 검찰 조사에서 털어놨다. 박 검사는 현직 검사로는 처음으로 ‘정운호 게이트’ 관련 수사선상에 오른 인물이다.

검찰은 이번 법조 비리를 비롯해 최근 4∼5년 사이 현직 검사들의 잇단 추문과 비리로 악재를 거듭 마주하고 있다.

2014년 여성 방송인의 부탁을 받고 병원장에게 압력을 행사해 돈을 받도록 해준 전모 검사가 현직 검사로는 처음으로 공갈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수사 착수사실을 밝힌 지 이틀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이례적으로 신속히 움직였다.

2012년에는 김광준 당시 서울고검 검사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 등으로부터 10억여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검찰은 특임검사팀을 꾸리고, 김 검사를 구속하기도 했다.

반면, 이번에 정 전 대표의 돈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박 검사는 수사가 개시된 5월초 뇌출혈로 입원해 출근하지 않고 있다. 수사팀도 박 검사의 건강문제 때문에 현재로선 대면조사조차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가 감사원 로비의 연결고리로 지목된 만큼 ‘정운호 로비’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선 박 검사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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