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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뮤지컬 ‘해밀턴’ 가장 돈 많이 버는 작품될까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 기자ㆍ한지연 인턴기자]지난 12일(현지시간) 열린 연극과 뮤지컬 부문 최고 권위상인 '토니상' 시상식에서 16개 부문에 후보에 올라 최다 노미네이트 기록을 세우고 11관왕을 차지한 뮤지컬이 있다. 바로 미국을 휩쓸고 있는 ‘해밀턴(Hamilton)'이다. 

뮤지컬 해밀턴의 한 장면.

뮤지컬 '해밀턴'은 미국 건국 아버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그는 재무장관으로 재임하는 동안 연방은행을 설립하고 독립전쟁으로 빚더미인 미국의 재정을 회생시켰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이 아닌데도 10달러 지폐 인물이 됐다. 

▶랩ㆍ힙합으로 건국초기 미국 그려=250여년전 미국 경제를 회생시켰던 해밀턴이 지금은 뮤지컬 주인공으로 다시 태어나 브로드웨이 곳간을 채우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뮤지컬 ‘해밀턴’은 개막 일주일새 190만달러(22억원)를 벌어들였다. 이같은 기세라면 10년 안에 10억달러(1조2000억원) 수익을 올린 인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나 '위키드', '라이언킹'의 반열에 오르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8월 막을 올리고 겨우 10개월 만의 일이다. 

미국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 초상화(왼쪽). 미국 10달러 지폐를 장식한 인물이다.

뮤지컬 '해밀턴'은 2008년 ‘인 더 하이츠(In the Heights)'로 브로드웨이에 이름을 알린 린 마누엘 미란다(Lin-Manuel Miranda)가 알렉산더 해밀턴의 일생을 랩과 힙합 음악으로 만든 뮤지컬이다. 

미란다는 제작과 작곡은 물론 직접 해밀턴 역을 연기하기도 했다. 정치인의 일생과 힙합, 얼핏 생각하면 어울리지 않을 조합이지만 이는 오히려 성공의 열쇠가 됐다. 당시 해밀턴의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토마스 제퍼슨과의 이견을 랩 배틀로 풀어내는 장면은 백미다. 

백인 기득권층의 대표로 여겨지는 건국의 아버지들을 흑인과 라틴계로 이루어진 유색 인종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특히 뮤지컬에 쓰인 힙합 음악이 압권이다. 

작품성도 수차례 인정받았다. 그래미상(베스트 뮤지컬 씨어터 앨범상)과 퓰리처상(드라마부문)을 수상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해밀턴을 극찬했다. 뮤지컬 앨범과 관련 물품들, 심지어 기념 맥주까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린 마누엘 미란다. 해밀턴을 기획 제작하고 주연까지 도맡았다.

이같은 인기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암표가 기승을 부린 것이다. 이 때문에 주최측은 저소득층을 위한 관람기회를 2배로 늘리고 입장권 가격을 80% 가량 인상하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해밀턴 관계자는 "암표거래가 사라질 수 있는 선에서 가격을 책정했다"며 "부자에게는 비싸게 팔고 가난한 사람에게는 혜택을 늘리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밀턴의 최고 티켓 가격은 849달러(약 99만원)로 미국에서 가장 비싼 뮤지컬 티켓에 해당된다. 또 상영 전 10달러짜리 추첨 티켓을 제공하고, 스탠다드 좌석은 139달러선에 맞췄다. 

▶돈방석에 앉은 배우들=해밀턴의 인기가 치솟자 출연배우들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백악관 초청은 물론 TV 토크쇼 고정 게스트가 될 만큼 부르는 곳이 많아졌다. 

그만큼 배우들의 수익도 커졌다. 뮤지컬을 직접 기획하고 제작, 해밀턴 역까지 도맡은 린 마누엘 미란다는 1년에 640만달러(75억원) 이상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는 현재 해밀턴으로부터 출연료와 저작권 사용료를 받고 있다. 

정확한 그의 출연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의 연예매체인 할리우드 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에 따르면, 매주 저작권 수입만 7350달러(854만원)로 전해진다. 이 매체는 "해밀턴의 일주일 저작권 수입이 10만5000달러인데, 그것의 7%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미란다는 해밀턴 흥행으로 미래도 보장받았다. 디즈니가 메리 포핀스(Mary Poppins)의 속편에 그를 이미 캐스팅했고, 스타워즈(Star Wars)에서는 삽입곡을 만들기로 이미 계약을 끝냈다. 인 더 하이츠와 해밀턴의 영화버전에서도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6 토니상 시상식에서의 해밀턴 팀.

한편 다른 배우들의 평균 출연료는 9만8800달러(1억1590만원)로 알려졌다. 주연 배우들은 적어도 13만달러(1억5000만원)를 받는다. 이들은 토니상에서 수상하며 보너스도 두둑히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배우들이 공연 수익의 1%를 요구했고 이는 받아들여졌다.

▶초기 투자자는 3배 수익=프로듀서와 투자자들도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초기 1250만달러(147억원)를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해밀턴의 흥행으로 1년에 3100만달러(364억원)를 되돌려 받을 예정이다. 3배 가까이의 수익을 낸 셈이다. 그러나 이는 해밀턴의 흥행 여부에 따라 충분히 더 커질 수도 있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해밀턴의 프로듀서인 제프리 셀러(Jeffrey Seller), 질 풀만(Jill Furman), 샌더 제이콥스(Sander Jacobs) 3인방은 순수익의 42%를 나눠 가져가거나 1300만달러(152억원)를 매해 받을 예정이다. 이들에게는 해밀턴이 벌어들인 '조정후 총소득(AGI, 필요경비를 뺀 소득)'의 3%를 받을 자격이 주어진다.

이밖에 제작 스태프들에게도 1년에 650만달러(76억원)가 주어진다. 토마스 카일(Thomas Kail) 감독의 경우, 총수익의 2.5%를 가져간다. 알렉산더 해밀턴의 전기를 쓴 ‘론 처노’(Ron Chernow)는 저작권료로 '조정후 총소득'의 1%를 받는다. 이는 1년 90만달러(11억원) 가량이다. 미란다가 알렉산더 해밀턴을 뮤지컬의 주인공으로 생각해 내는 데 영감을 준 대가다.

뮤지컬 '해밀턴'이 정상에 서있는 뮤지컬 '팬텀오브디오페라'나 '라이온킹' '위키드'의 뒤를 이을지 주목된다.
 
흥행가도를 달리는 해밀턴의 상영도시는 뉴욕을 넘어 전미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동안 침체했던 브로드웨이 뮤지컬 시장에서 뉴욕의 자부심으로 떠오른 해밀턴은 시카고와 LA에서도 상영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브로드웨이와 뮤지컬 시장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영국 런던의 웨스트엔드에도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vivid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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