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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공항 백지화, 與 ‘상처만 남은 결정’, 野 ‘잃을 게 없는 결론’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동남권 신공항을 백지화하고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기로 한 정부 발표는 여당인 새누리당으로선 ‘상처만 남은 결정’이 됐고, 야당으로선 ‘잃을 게 없는 결론’이 됐다.

이는 여당과 야당의 반응에서 뚜렷이 나타났다. 21일 정부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동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를 바탕으로 신공항 계획을 백지화하고 김해공항을 확장하기로 발표함에 따라 여권은 거센 후폭풍을 맞았다.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지지해왔던 부산ㆍ경남(PK)지역의 경우 아쉬움과 실망감 속에 반발하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특히 서병수 부산시장의 경우 “360만 부산시민을 무시한 처사” “지역 갈등을 피한 미봉책”이라며 강도높게 정부 결정을 비판했다. PK의 새누리당 의원들은 “아쉽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지역 갈등 봉합 차원이라면 잘못된 선택”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21일 오후 하태경, 유기준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한 부산지역 의원들이 영남권 신공항 계획 무산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밀양을 지지해왔던 대구ㆍ경북(TK) 민심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권에서 강하다. 새누리당의 TK의원들도 “실망했다”는 반응이다. 대구 달서을의 윤재옥 의원은 정부 발표 후 대구 지역 의원들과 모임을 갖고 발표한 의견에서 “우선 영남권 시도민들이 많은 기대 했는데 대단히 실망스런 발표”라며 “용역 결과 발표내용을 자세히 살펴봐서 문제점이 없는지 검토하고 지역민 민심 잘 수렴해서 향후 대응방안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당 차원에서는 일단 정부 발표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상욱 대변인은 “신공항 건설은 공신력이 확보된 기관의 전문가들에 의해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된 만큼 그 결과 존중 되어야 한다”며 “정부는 선정 결과에 대해 국민께 소상히 설명해 오해나 불신 없도록 해야한다, 아울러 소모적 논란과 갈등도 상생으로 승화시켜 김해공항이 세계 명품 공항으로 재탄생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새누리당에서는 당지도부 및 당론으로는 정부 결정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피력했지만, PK와 TK 지역의 실망감과 반발이 커 향후 민심 이탈을 막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지역 여론을 이끄는 국회의원들의 반발이 쉬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의 부산 지역구 의원들도 정부 결정에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지만 신공항 유치전이 기본적으로는 집권 여당 내 지역 대립 양상으로 전개돼 왔던 만큼 야당으로선 이번 정부 결정으로 “잃을 게 없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 대표는 정부 발표 후 “비교적 중립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정치적 선동으로 심각한 사회분열을 초래한 정부·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모두 정치적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 3당인 국민의당으로선 이번 결정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만큼 제 1ㆍ2당인 새누리당과 더민주에 대한 비판에 각을 세운 것이다.

정의당의 경우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정부 발표 직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냉철하고 현명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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