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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바야시ㆍ황각규ㆍ김창권…롯데그룹의 ‘키맨’, 누구?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검찰이 연일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는 가운데, 이번 비자금 수사의 ‘키맨’이 누군지를 놓고 이견이 분분하다. 사안 별로 핵심 실세로 언급되는 이들만 고바야시 마사모토(小林正元) 롯데캐피탈 대표, 이인원 정책본부장(부회장), 황각규 운영실장(사장),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사장),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 김창권 롯데자산개발 대표 등 6명 가량이다.

검찰이 한일 롯데간 자금 흐름을 들여다 보며 주목을 받게 된 고바야시 대표는 일본롯데홀딩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겸하고 있는 인물이다. 일본 산와(三和)은행과 UFJ 은행 고문직 등을 거친 그는 스미토모(住友)은행에 재직했던 쓰쿠다 사장과 마찬가지로 정통 금융인 출신이다. 지난 2003년 신동빈 회장에게 발탁돼 같은 해 한국 롯데캐피탈 상무로 임명돼, 이듬해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한일 롯데그룹 경영권을 장악할 때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과 더불어 고바야시 대표가 막후지휘를 했다고 지목하기도 했다.


황각규 롯데그룹 운영실장

그러나 고바야시 대표는 한일 롯데간 자금 이동의 중심에 서 있지만,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자 돌연 일본으로 출국했다. 이달 말로 예정된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대비해 일본에 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한일 롯데간 자금 이동의 연결고리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검찰 소환 조사를 피해 미리 일본으로 도피했을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검찰은 고바야시 대표 소환 가능성에 대해 “현재는 주로 압수 수색 대상인 핵심 계열사와 정책본부 임직원을 소환 중”이라고 답했다.


순서대로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 소진세 롯데그룹 대외협력단장,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

이런 가운데 신 회장의 가신으로 통하는 황 사장도 검찰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황 사장은 지난 2011년부터 최근까지 롯데케미칼 비자금 조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해외 석유화학제품 원재료를 수입하는 과정에 중간 거래업체를 끼워넣는 방식으로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일본 롯데에서 근무하던 신 회장이 1990년 한국으로 건너와 호남석유화학(현 롯데 케미칼)에서 경영자 수업을 받을 때 바로 아래서 부장으로 일했던 황 사장은 석유화학의 전문가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주도한 30여건의 그룹 인수ㆍ합병(M&A)의 중심에도 그가 있었다. 지난해 ‘왕자의 난’ 이후 신 회장이 발표한 지배구조쇄신 방안도 황 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그가 이끄는 운영실은 그룹 계열사의 경영 활동을 조율하는 핵심 중의 핵심으로 손꼽힌다.

황 사장과 더불어 ‘정책본부 3인방’으로 꼽히는 이 부회장과 소 사장도 주목받긴 마찬가지다. 이 부회장은 20년 넘게 그룹 핵심부에서 일해온 자타공인 그룹 2인자로, 그룹에서 발생한 모든 일을 보고 받는다. 따라서 비자금 조성 배경에 오너가의 입김이 작용했다면 이 부회장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룹의 이미지 개선, 홍보ㆍ대관 업무 강화 등을 맡고 있는 소 사장도 위기 극복의 적임자로 신 회장의 ‘간택’을 받은 만큼 검찰의 강도 높은 조사를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오너가와 그룹 및 계열사의 수상한 부동산 거래를 집중 수사하며, 그룹 내 부동산 거래를 총괄해온 김창권 롯데자산개발 대표도 검찰에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지난 2008년 신격호 총괄회장이 보유한 인천 계양구 목상동 일대 땅을 롯데상사가 504억원에 사들일 때 계열사들이 매수대금을 지원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더욱이 입지 선정과 부지 개발, 각종 시설 건립 등을 다루는 계열사 업무 특성상 그룹 ‘비자금 조성 창구’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으로 구속 수감 중인 노 대표도 키맨으로 꼽히고 있다. 노 대표는 롯데마트가 2006년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할 당시 영업본부장을 지내고 이듬해 대표에까지 오른 인물로, 지난해 8월 롯데그룹 ‘형제의 난’ 당시 계열사 사장들 가장 앞에서 신 회장을 공개 지지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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