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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원료 구입과정 비자금 조성 의혹 롯데케미칼의 역공?
관련의혹 조목조목 따지며 적극적 해명



지난해 11조7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그룹 내 최고 알짜 계열사로 주목 받은 롯데케미칼이 총수 일가의 비자금 형성 창구로 의심을 받자 관련 의혹을 조목조목 따지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롯데케미칼의 적극적인 해명은 검찰 수사에 대한 롯데의 대응 기류가 바뀌었다는 걸 보여준다. 수사가 시작된 이후 별 다른 ‘리액션’ 없이 의혹 제기를 감수해 오던 롯데는 지난 14일 신동빈 회장이 검찰 수사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한 이후 언론 보도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지사 통한 원료 구입 과정서 비자금 조성? = 최근 언론은 롯데케미칼이 해외지사를 통해 원료를 구입하면서 구매대금을 과다계상해 비자금을 조성한 것인지 검찰이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롯데케미칼은 해외지사를 통해 원료를 구입하는 경우도 없고, 대금거래는 롯데케미칼 본사에서 직접 한다고 밝혔다.

▶별도 자금 형성 여부=롯데케미칼이 비자금 형성 창구로 의심을 받는 이유는 해외 거래가 활발하고, 거래 규모도 커서 ‘별도 자금’을 만들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해외에서 수입한 원료의 규모만 해도 약 5조원이다. 이 같은 의심에 대해 롯데는 “원료 구입 과정에서 그룹으로부터 별도 자금 형성을 지시받은 적도 없고, 허수영 대표이사 역시 이 같은 지시를 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롯데물산이 거래 중간에 들어온 이유는 = 롯데케미칼이 해외 거래 과정에서 일본롯데물산(LBC)을 끼워 넣어 수수료를 지급한 부분도 논란의 대상이다. 직접 거래를 하면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데, 굳이 LBC를 거래 과정에 넣은 것을 두고 일본 측으로 자금을 보내기 위한 수단 아니냐는 문제제기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신용장 개설도 할 수 없고, 국내 금리는 15~20%에 달해 유산스(Usance: 무역결제에서 어음의 지급기한) 활용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사업이 어려운 때에 LBC와 거래하면서 롯데가 LBC의 신용도를 활용해 신용장도 개설하고, 금리도 9% 선으로 낮게 가져갈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당시 거래는 롯데가 LBC의 신용을 활용해 이익을 본 것이었고, 이에 대해 낮은 수준의 수수료를 LBC 측에 지급한 것이라는 게 롯데케미칼의 입장이다. 롯데는 이후 한국 금리가 내려 가고, LBC에 대한 수수료율도 줄어들면서 서로 거래에 매력을 느끼지 못해 2013년 이후에는 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페이퍼 컴퍼니 A사의 정체는=롯데케미칼과 관련한 의혹에는 협력업체 A사가 등장한다. 석유화학 무역업을 하는 A사의 홍콩 법인이 롯데케미칼의 거래를 연결시켜 주는 중간자 역할을 하면서 불필요한 ‘통행세’가 롯데케미칼로부터 빠져 나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A사와 거래하는 원료는 PG, C4부산물 등 시장에 소량만 나오는 것들이어서 가격결정권을 공급자가 쥐고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물량도 극소량인 데다 롯데의 구입물량도 적어 비자금을 만들만한 게 못 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롯데에 따르면 가장 거래가 많았던 해는 2012년. 당시 A사로부터 구입한 물량은 6만8000t으로 1060억원 규모였다. 총 구입연료(연간 769만5000t, 8조8108억원) 거래 규모에 비하면 1% 남짓인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200억~3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롯데의 해명이다.

▶사업도 못 해본 법인이 손실은 400억=롯데케미칼이 세운 홍콩법인도 의혹의 중심에 섰다. 신규로 해외사업을 진행한다며 홍콩법인을 세웠는데, 정작 별 다른 일을 못 해보고 약 400억원의 손실만 봤다는 것이다. 홍콩법인을 비자금 세탁을 위한 중간지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흘러 나왔다.

롯데측 설명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국영 카타르석유(QP)가 70%, 롯데케미칼 홍콩법인이 30%를 투자해 카타르 석유화학콤플렉스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나 파트너사의 사정 때문에 무산됐다. 2004년말 처음 얘기가 나와 2005년에 업무협약(MOU)를 체결했고 이후 영국의 포스터휠러사의 기초설계 과정까지 갔다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그러나 2008년 미국의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금융 경색으로 인해 QP가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어렵게 됐고, 결국 2009년 무산됐다는 것이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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