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못 살겠다”…퍽퍽한 살림살이에 거리로 나선 日 청년들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사회에 무관심했던 일본 청년들이 퍽퍽한 살림살이를 견디지 못하고 거리로 나섰다. 최근 20~30대 일본 청년 사이에서 임대료 삭감과 최저임금 상승 등 근로조건을 개선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20~30대 청년들이 구성한 시민단체 ‘민주주의를 촉구한다’(Call for Democracy)는 도쿄 시부야(渋谷)구에서 임대료를 낮추라는 집회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아르바이트 생은 평균 월수입이 15만 엔(약 166만 원)에 그치는데 그 절반을 임대료로 내야 한다”며 “이외에 가스, 통신비, 전기세까지 내면 남는 것이 없다”고 호소했다. 거리에 모인 청년들 중에는 “임대료를 내고 남은 돈이 없어 촛불로 생활해야 한 적도 있다”며 “촛불이 필수품이 됐다”고 주장하는 청년도 있었다.

도쿄 시부야거리에서 12일 공영주택을 늘리고 임대료를 낮추라며 행진하는 일본 청년들

일본 주택 관련 NPO법인인 빅이슈기금에 따르면 연 소득 200만 엔 이하의 일본인 일본인 미혼남녀 1767명 중 75%가 주택비를 마련하지 못해 부모와 동거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6.6%는 노숙 경험까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임대료관리협회가 발표한 1DK(1침실 주택)의 평균 임대료는 6만 9189엔(약 77만 원)이다.이외에 다이와(大和) 주택공업 회사에 따르면 도쿄도 전체의 평균 임대료는 9만 4000엔(104만 원)에 달한다. 도쿄의 번화가 중 하나로 꼽히는 신주쿠(新宿)구만 해도 평균 임대료가 12만 2000엔에 달한다. 일본 임대료 관리협회에 따르면 일본 전국1DK 주택의 평균 임대료는 4만 9111엔이며, 3LDK(방 3개짜리 주택)의 평균 임대료는 6만 6209엔이다.

시위를 주도한 사토 히로시(佐藤和宏ㆍ27) 도쿄대학교 대학원생(주택문제 전공)은 “지난 20년간 소득 실수령액은 그대로였지만 주택비용은 꾸준히 증가했다”며 “세금을 주택보장을 위해 사용하자. 주택수당의 근본적인 확충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5일 시부야 구에서는 청년 시민단체 ‘에키타스’(AEQUITAS)를 주도로 학생을 포함한 청년 400여 명(주최측 집계)이 최저임금을 1500엔(약 1만 6600원)으로 올리라는 집회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인간답게 살고 싶다”며 “이달 벌어 이달 사는 생활이 계속되고 있다. 사고라도 나면 당장 낼 치료비가 없다”고 토로했다. 

도쿄 시부야 거리에서 5일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행진하는 일본 청년들

도쿄 노동국이 지난해 9월 발표한 도쿄도 전체 최저임금은 시당 907엔(약 1만 원)으로 2015년 888엔보다 19엔 가량 올랐다. 일본의 경우 각 지역과 구별로 시급은 다르게 적용된다. 도쿄의 신주쿠의 경우 평균 최저 시급이 1374엔(약 1만 5000원)으로, 도쿄 23구 중 가장 높았다.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1인당 평균 주택비, 식비, 통신비, 교통비 등을 모두 합했을 때 도쿄에서 20~30대 청년이 지출하게되는 생활비(임대료 1DK 적용)는 평균 17만 5000엔(약 194만 원)에 달한다. 일본 청년이 도쿄의 평균 최저시급인 907엔을 을 받게 될 경우 월급(21만 7680엔<한화 241만 원>)에서 남는 돈은 4만 2680엔(약 47만 원)이 된다.

munja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