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되어 가는 출판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분야는 아동도서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게하려는 부모들 덕분에 아동 도서 시장은 불황에도 비교적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외국도 마찬가지다. 우리보다는 책 읽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많고, 좋은 책에 기꺼이 지갑을 열려는 사람이 많은게 사실이지만, 역시나 외국에서도 가장 많이 팔리는 책들은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 많다.
실제로 1억부라는 막대한 판매고를 올린 책들을 살펴보면 대다수가 아동도서들이거나 ‘성인도 즐기는’ 아동도서 시리즈다. 리스트를 살펴 보면 해리포터, 스타워즈처럼 친숙한 이름들부터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것들까지 총 28권이 이름을 올렸다. 높은 판매량 덕에 작가들은 돈방석에 앉았다. 아래 소개된 28권의 책은 주로 영미권 출신의 작가들이 썼고, 이중 프랑스와 벨기에, 일본 작가가 한 명씩 포함됐다. 특정 집단으로부터 대량으로 얻을 수 있거나 무료로 배포되는 성서, 학술서 등은 제외됐다.
1위. 해리포터(Harry Potter)-J. K.롤링(50)
67개 언어로 번역되며 세계적으로 4억5000만부 이상 팔린 해리포터는 성서를 제외하고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중 하나다. 영화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익율(770억달러)을 낸 영화 시리즈로 기록되고 있으며, 해리포터 브랜드는 추정 가치만 150억달러다. 덕분에 2011년 작가 롤링은 순자산 10억달러로 세계에서 제일 돈이 많은 여성의 한 사람으로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영국의 높은 세금과 1억100만파운드(약 1170억원)에 달하는 기부를 행하면서 2년 만에 포브스 억만장자 순위에서 100위권 밖으로 물러났다.
2위. 구스범스(Goosebumps)-R.L.스타인(72)
구스범스는 전 세계 32개국, 4억2천만 어린이가 읽은 어린이 호러 걸작 시리즈로 누적 판매량은 3억5000만권이다. 저자 R.L.스타인은 전시대를 통틀어 가장 많이 어린이 책을 펴낸 작가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이는 생존 작가들 중에서는 4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어렸을 적 만화책들을 잔뜩 쌓아놓고 보았다는 스타인은 9살 때부터 이미 창작활동을 시작했으며, 지금도 주로 판타지·SF·호러·미스테리 소설을 좋아한다고 한다. 90년대 후반. 그의 한해 수입 4100만달러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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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포터 저자 J.K.롤링 |
3위. 페리 메이슨(Perry Mason)-얼 스탠리 가드너(1889-1970)
페리 메이슨은 변호사 출신 작가가 쓴 추리소설로, 변호사 주인공이 등장한다. 자신의 경험을 소설로 끌어들여 온 이 책은 1930년대 첫 등장했을 당시 “미국 최초로 탐정 황금기 시대를 열었다”란 평을 얻었다. 3억만부 이상이 판매됐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의 테메큘라 밸리학교는 학교이름을 작가 이름을 딴 얼 스탠리 가드너 중학교로 바꾸기까지 했다. 테메큘라(Temecula) 지역에 있는 자신의 목장에서 생을 마감한 그를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4위. 베렌스타인 베어스(Berenstain Bears)-스탠 베렌스타인(1923-2005), 잰 베렌스타인(1923-2012)
아내 잰과 남편 스탠이 함께 일러스트와 시놉시스를 짜 만들어진 동화 베렌스타인 베어스. 아들 마이클이 태어난 후 부부는 곰 가족이 등장하는 시리즈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23개국어로 번역, 2억6000만부 이상이 판매됐고, 1980년대 초반 프랜차이즈 상품으로 등록돼 텔레비전 시리즈, 장난감, 비디오게임, 상업영화로도 진출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다. 부부는 생전에 ‘스탠&잰 어린이 건강재단’을 만들었는데, 현재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6위. 스윗 밸리 하이(Sweet Valley High)-프란신 파스칼(78) 외
스윗 밸리 하이는 아동문학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청소년이나 어른들이 함께 볼 수 있는 드라마 장르의 소설이다. 1983년 출간돼 20년 동안 603권의 시리즈를 제작했고 판매부수는 2억5000만부를 넘어간다. 프란신 파스칼은 작가이자 언론기자인 남편, 브로드웨이 극작가인 친오빠와 함께 브로드웨이 뮤지컬 “조지 엠!(George M!)”의 극본을 공동작업하기도 했다.
7위. 노디(Noddy)-이니드 블라이튼(1897-1968)
해리포터 작가 J.K.롤링에 필적하는 영국 최고의 아동 문학가로 꼽히는 이니드 블라이튼. 그가 쓴 서적들의 총 판매부수 6억부가 넘는다. 노디는 1954년 상업 무대로 진출해 극장에서 선보인 2-3주 만에 지금의 브로드웨이 뮤지컬 좌석 수를 압도하는 2660석을 관객으로 꽉 채웠다.
8위. 낸시 드류(Nancy Drew)-캐롤린 킨 외 다수
낸시 드류는 18세 소녀가 등장하는 미스터리 청소년 소설이다. 주인공 낸시의 독립적인 모습과 자신감, 똑똑함이 사회적 지위를 추구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많은 영감을 줬다. 중남미계 최초 미국 대법관인 소냐 소토마이어, 힐러리 클린턴, 로라 부시 등 많은 여성 지도자들이 이상적인 책으로 낸시 드류를 뽑은 바 있다. 캐롤린 킨 외 다수의 집필가가 쓴 이 책은 세계적으로 2억부의 판매고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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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버트 오드리 |
9위. 토마스와 친구들(The Railway Series)-윌버트 오드리(1911-1997), 크리스토퍼 오드리(75)
총 42편의 북시리즈로 제작돼 2억만부가 팔린 토마스와 친구들은 우리나라에선 국영방송 EBS의 ‘꼬마기관차 토마스와 친구들’로 더 유명하다. 원작자 윌버트 오드리는 아들을 위해 교훈적인 이야기를 쓰고 싶었고, 어린시절 살았던 월트셔 마을에 울려 퍼지는 기차소리가 대화소리처럼 느껴졌던 것에 착안해 책을 짓기 시작했다. 아들 크리스토퍼 오드리가 바통을 이어받아 1983년부터 2011년까지 남은 시리즈를 제작했다.
10위. 산안토니오(San-Antonio)-프레데리크 다르(1921-2000)
현역 활동 동안 300개가 넘는 중장편 소설을 발표한 프레데리크 다르는 20세기 프랑스에서 손꼽히는 다작 소설작가다. 지도를 펴놓고 무작위로 고른 지명(산안토니오)을 자신의 필명이자 시리즈 소설 제목으로 정했다. ‘Tough Justice’, ‘Stone Dead’, ‘Knights Of Arabia’ 등의 대표작을 남겼으며 173권의 탐정·수사물 산안토니오 시리즈로 2억만부를 판매했다.
가상 인물 로버트 랭던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4편의 추리소설, 바로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도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로버트 랭던은 위키피디아 베스트셀링 책 목록에서 유일하게 책 제목이 아닌 시리즈 캐릭터로 11위에 올랐다. 댄 브라운의 현재 자산은 1억2000만달러로 추정된다.
15위. 피터 래빗(Peter Rabbit)-베아트릭스 포터(1866-1943)
1억5000만부 판매로 15위에 오른 피터 래빗은 1902년에 첫 출간을 시작해 귀엽고 부드러운 토끼 캐릭터로 인기를 얻었다. 등장인물인 토끼는 ‘캐릭터’란 명칭이 세상에 등장한 이후 최초로 1903년 특허권을 얻어 장난감, 그릇, 분유 등 상업용품에 그려지며 얼굴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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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댄 브라운 |
17위.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Chicken Soup for the Soul)-잭 캔필드(71), 빅터 한센(68)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는 뉴욕타임스 선정 190주 연속 베스트 셀러 책이란 경이적인 기록을 갖고 있다.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1998년, IMF로 힘든 시기를 보내던 우리 독자들에게도 인기를 얻어 불황에도 높은 판매 호조를 보였다. 동기부여 전문가로 불리는 저자 잭 캔필드와 빅터 한센은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독립출판사를 차려 스핀오프 버전과 주제를 달리한 시리즈 여러 권을 더 펴냈다. 2008년 전문 출판인에게 회사를 양도한 뒤, 식품 분야와 텔레비전 방영 시리즈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5. 트와일라잇(Twilight)-스테프니 메이어(42)
할리우드 유망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판타지 영화로 유명세를 톡톡히 얻은 트와일라잇은 본 목록 중에 가장 최근에 출판된 작품이다. 저자 스테프니 메이어는 29세에 첫 작품인 트와일라잇을 출판했고, 2010년 J.K.롤링을 잇는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작가로 선정됐다. 현재 메이어의 순자산은 3억7000만달러로 평가된다. 트와일라잇 영화 4편의 총 수익은 18억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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