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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강하고 빠른’ 미얀마를 잡아라!
지난해 군부 독재를 끝낸 미얀마는 민주화 물결 만큼이나 경제개발 열풍도 거세다. 지난해(2015년 4월~2016년 3월) 미얀마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금은 94억8000만 달러에 달한다. 공적개발원조(ODA)도 몰리고 있다. 일본은 전체 무상원조 예산의 10%를 미얀마에 집중하고 있다. 영국은 미얀마와 정부 간 원조를 재개했다. 미국도 제재 사슬을 풀며 미얀마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각국이 미얀마에 지원을 쏟아붓는 가장 믿을 만한 담보는 바로 그들의 미래다. ‘강하고 빠르다’는 나라 이름 그대로 지정학적 중요성과 풍부한 자원, 높은 경제성장 등 그간 군부 독재에 가려졌던 미얀마의 잠재력이 꿈틀대고 있다.

한국 역시 베트남에 이어 아시아의 거대 성장 동력으로 발돋움하는 미얀마를 놓치지 않고 있다. ODA 규모 면에서는 일본이나 호주 등 선진국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맞춤형 현지화 지원으로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데 주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지어로 소통하고 봉사단원들이 장기간 머무는 등 시혜 관계가 아닌 평등한 관계에서 ‘마음을 사로잡는’ 원조를 하고 있다. 코이카의 WFK(World Friends Korea) 봉사단 규모는 78명으로 미얀마 봉사단 가운데 최대다. 또 평균 활동기간은 22개월로, 호주(17.86개월), 일본(14.63개월) 등을 넘어 가장 길다.

다만 새마을운동 노래가 울려퍼지는 뙤약볕 아래 주민들이 삽과 곡괭이로 마을 길을 내는 모습은 당황스럽다. 물론 정치적 논란거리인 우리의 새마을운동과 그들이 말하는 새마을운동이 꼭 같지는 않다. 경제발전에 성공한 한국에 대한 동경, 주민들이 주체가 돼 마을 발전을 이끌겠다는 의지 등에 따라 스스로 새마을운동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는 게 주미얀마 코이카 관계자의 설명이다. 띤 뚜 농축산관개부 사무차관은 또렷한 발음으로 ‘새마을운동’이라고 발음할 정도로 그들에겐 하나의 브랜드, 슬로건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개발독재 논란이 여전한 우리의 ‘잘 살아 보세’로는 미얀마의 앞날을 밝힐 수 없다. 민주화된 미얀마가 ‘잘 사는’ 길은 경제개발 외에도 인권향상, 빈부격차 축소 등도 포함돼야 한다. 초록색 새마을 조끼를 입고 마을 길을 열심히 닦고 있는 주민들이 원하는 길이 군부독재가 깔아놓은 네피도의 차 한 대 다니지 않는 유령도로는 아닐 것이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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