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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구름 몰려오는 증시④]호텔롯데 상장철회 ‘충격파’… 최대어 사라진 IB업계 ‘잿빛’
[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사안이었던 호텔롯데의 연내 상장이 무산되면서 거래소 및 IB(투자금융)업계도 적잖은 충격파에 휩싸였다. 일각에선 몇 년내 상장 추진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우선, 올해 IPO(기업공개) 최대어가 사라지면서 거래소의 ‘역대 최대 IPO 실적’ 달성 기대감도 무너졌다.

거래소에 따르면 호텔롯데를 제외하면 올해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는 기업 수는 24개사다. 양적으로는 지난 5년간 가장 많은 수치지만 공모금액은 4조원 수준으로 급감해 ‘역대 최대 IPO’ 타이틀은 빛이 바래게 됐다.


애초 호텔롯데의 공모금액은 최저 공모가인 8만5000원 기준으로 4조 677억원, 최대 공모가인 11만원으로는 5조 264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2010년 4조 8881억원으로 역대 IPO 시장 최대어였던 삼성생명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호텔롯데의 공모금액의 비중은 올해 코스피 전체 공모 시장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였다.

올해 코스피 시장 공모액이 9조원으로 역대급을 기록할 것이라는 거래소의 실적 전망은 호텔롯데의 상장철회로 반토막이 난 셈이다.

일각에선 호텔롯데의 상장 자체가 미궁속으로 빠져들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악의 경우, 회계처리기준 위반 등이 드러날 시 3년간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거래소 상장규정에 따르면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했을 경우, 상장예비심사 효력 상실이 결정된 날로부터 3년간 다시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원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부이사장은 “호텔롯데 계기로 IPO붐이 조성되길 기대하고 있었다. 호텔롯데의 연내 상장은 사실상 어려워 보이지만, ‘두산밥캣’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다른 대어급의 IPO를 계기로 분위기 전환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텔롯데의 상장철회로 최대 500억원의 수수료 수익이 공중분해 되면서 IB업계도 ‘표정관리’가 힘든 모양새다.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해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메릴린치증권이다. 이 밖에 공동주관사로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골드만삭스와 노무라금융투자 등이 있다.

일부에선 “당장 예정된 수수료 수익에 구멍이 나면서 실적 채우기도 암담한 상황”이라는 허탈감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호텔롯데 상장 주관사 선정 시 사장까지 직접 나서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이었던 미래에셋대우는 내상이 클 것이란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상장주관사들은 받는 기본수수료는 공모금액의 0.7%에 해당한다. 여기에 업무성실도와 기여도를 감안해 주관사별로 인수금액의 최대 0.25%를 성과수수료로 받을 수 있다.

예상 공모가 상단으로 계산하면, 상장주관사들은 368억원의 기본수수료, 그리고 최대 131억원의 성과 수수료 지급이 예상됐다.

이 경우,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메릴린치증권이 각각 100억씩 총 300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관사 입장에서는 삼성생명 이후 역대 최대금액이라는 의미가 있었고, 트랙 레코드 관리 차원에서도 큰 성과가 될 수 있었던 상황”이라면서 “지난 1년간의 고생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였기 때문에 주관사들의 허탈감이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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