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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의 ‘조직적 증거인멸’, 부메랑으로 돌아오나
[헤럴드경제]롯데그룹 경영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밀도있게 진행되면서 롯데 측의 ‘무모한’ 증거 은폐ㆍ인멸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롯데 측의 행위가 ‘사법방해’ 수준까지 이르렀다며 격앙된 분위기도 감지된다.

13일 검찰 등에 따르면 롯데 측이 검찰 수사에 대비한 정황은 이미 10일 압수수색 당시 상당 부분 드러났다.

검찰은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보관된 전산 자료는 물론 수사에 참고할 만한 주요한 서류들이 상당 부분 빼돌려지거나 파기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러한 행위는 그룹 본사와 계열사를 가리지 않고 이뤄졌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이자 브레인으로 꼽히는 정책본부 역시 마찬가지였다.

검찰은 애초 이곳에 총수 일가의 비자금 의혹을 뒷받침하는 자료들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고 전체 압수수색 인력(240여명)의 절반을 투입했다.

15시간 넘게 작업해 1t 트럭 3∼4대 분량의 자료를 확보했지만 문서 내 중요 부분이 빠져있거나 결국 찾지 못한 문서도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총수 일가 역시 증거은폐ㆍ인멸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다.

검찰은 신동빈 회장이 실제로 거주하는 종로구 가회동 영빈관을 압수수색할 당시 신 회장의 개인금고를 발견했지만 현장에서 금고를 여는 데는 실패했다. 해외출장 중인 신 회장 측에서 의도적으로 비밀번호를 숨겼다는 얘기가 검찰 안팎에서 돌았다.

검찰은 금고를 압수해 검찰청사로 가져왔고 이틀이 지난 12일 저녁 늦게가 돼서야 비밀번호를 확인해 잠금장치를 풀었다. 하지만 수사 단서가 될만한 물품은 찾지 못했다. 금고 안에는 현금과 일부 개인 서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기 직전 신 회장측이 개인금고 속 중요 서류를 빼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자금 30여억원과 일부 개인 서류가 자금관리 담당자 이모 씨의 처제 집에서 발견된 것도 의문이다.

검찰은 이 씨의 진술을 토대로 ‘형제의 난’ 직후인 작년 10월 해임된 이 씨가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 있는 신 총괄회장 집무실 내 개인금고에서 해당 내용물을 빼내 갖고나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신 총괄회장의 반대편에 섰던 신동빈 회장 측에서 금고에 손을 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상적인 자금관리였다면 굳이 이 씨가 처제 집에 이를 보관할 필요가 있었겠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수사에 대비한 조치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출처가 불분명한 30여억원의 성격도 검찰이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부정한 자금 거래를 한 혐의가 있는 신 총괄회장의 맏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역시 의혹에 연루된 업체의 증거 인멸을 묵인 또는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롯데와 같은 국내 대표적 재벌기업에서 조직적인 증거 은폐ㆍ인멸이 발생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차후 관련 책임자를 찾아내 처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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