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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연한 이야기] 뮤지컬 모차르트·앨런 포…생명이 닳는 것도 모르고
흔히 천재(天才)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한다. 언뜻 보면 이 문장은 천재는 태어날 때부터 천부적 능력을 지녔지만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 자이고, 범인(凡人)은 평범한 재능을 가졌지만 애쓰며 사는 사람으로 읽힌다. 물론 타고난 역량이 있어도 노력을 게을리하면 뒤처진다는 의미를 내포한 것이겠지만, 각고의 노력까지 수반한 천재들에게는 다소 억울한 말일 수도 있다.

천재도 노력을 한다. 더욱이 천재와 범인을 가르는 ‘재능’은 지능지수(IQ)의 높고 낮음을 뜻하기보다는 어떤 일에 꾸준하게 흥미를 느끼는 능력을 말한다. 큰 대가 없이 한 가지 일에 순수한 재미를 느끼며 지속적으로 행하고, 남들보다 더 매진한 사람이 눈에 띄는 성과까지 내게 되는 것이다. 한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떨친 천재 예술가 세 명이 무대에서 부활해 현재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먼저 음악 분야의 독보적 천재로 작곡가 모차르트를 꼽을 수 있다. 뮤지컬 ‘모차르트!’<사진>는 신적 재능을 타고나지만 자유로운 인간이고 싶은 마음 때문에 갈등하는 모차르트의 이야기를 다룬다. 천재성을 상징하는 ‘아마데’로 인해 음악 활동에만 매진하던 그는 생명이 닳는 지경에 이른다. 비상한 능력을 갖고 태어나 5살 때부터 작곡을 시작해 35살 요절할 때까지 600곡 이상을 만드는 등 평생을 음악에 헌신했다. 한 인간으로서는 불행한 생을 살았을지 모르지만, 천재라는 단어에 모차르트만큼 어울리는 예술가도 드물다.

19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추리소설의 창시자인 에드거 앨런 포도 천재로 불린다.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는 독창적 재능을 타고났지만 불우한 현실 때문에 좌절하는 포의 인생을 그린다. 3살에 부모를 잃은 포는 금전적 어려움을 겪고 알코올과 마약 중독에 빠져 살지만, 글쓰기만큼은 한순간도 내려놓지 않았다. 고통 속에 피어난 ‘모르그가의 살인사건’ ‘검은 고양이’ 등은 아서 코난 도일, 에도가와 란포 등 후대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으며, 독자들에게도 천재 작가로 기억되고 있다.

현대 추상 미술에 한 획을 그은 색면화가 마크 로스코 역시 천재 예술가 중 한 명이다. 연극 ‘레드’는 자연광이라고는 하나도 들어오지 않는 동굴 같은 작업실에 자신을 가둔 채, 매일 그림에만 매달려 사는 로스코의 모습을 조명한다. 조수 켄과의 논쟁에서 드러나는 그의 모든 생각은 좋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열망으로 귀결된다. 로스코는 자살로 눈을 감지만, 그가 남긴 명작들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팔릴 만큼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무대에서 만나는 천재들의 삶을 통해 관객들은 작품 이면에 숨겨져 있던 숨은 노력을 발견할 수 있다. 1%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완성된 ‘진정한 천재’는 천부적 능력을 지난 자이자, 노력하는 자, 그리고 즐기는 자의 수식어까지 모두 가져도 부족함이 없지 않을까. 

뉴스컬처=양승희 편집장/yang@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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