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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랜드 참사 ⑤]‘총기 규제’냐 ‘이민 규제’냐의 싸움…美 대선 판도 변화는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50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사건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 판도가 다시 한 번 ‘시계제로’로 빠져 들고 있다. 미국 민주,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가 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올랜도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총기 참사에 대해 일제히 ”테러행위”라고 미난하고 나섰지만, 미 정치가는 이번 총기난사 사건은 미 대선판을 ‘총기규제’냐 ‘이민규제’냐의 싸움으로 몰고 갈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총기 규제 필요” 힐러리 탄력받나?=이번 총기난사로 ‘총기 규제 강화’ 여론이 일면 힐러리는 지지율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총기 규제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힐러리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총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트럼프와 대척점에 서 있다.

힐러리는 총기 소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원조회를 통과한 사람만 총기를 소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신원조회 자체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트럼프가 일부 학교와 군 기지에 적용되고 있는 ‘총기 금지구역(gun-free zones)’을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데 대해서도 “해법이 아닐 뿐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고 강한 비판을 가했다.

이와 관련해 전미총기협회(NRA)는 지난달 트럼프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이에 따라 힐러리가 무분별하게 총기판매와 소지를 허용한 것이 5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여론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전 유세를 보면 충분히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달 초에도 힐러리는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인근에서 열린 유세에서 총기 혹은 경찰의 공권력 남용으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 3명을 연단에 앉히고 강력한 총기 규제 필요성을 주장했다.

힐러리 공식 지지를 선언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또한 총기 규제를 위해 목소리를 높여 왔던 인물이다. 힐러리가 총기 이슈로 대선에서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이유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총기규제 강화 행정명령을 발표하던 중 샌디훅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 아동들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민자 NO” 외친 트럼프, 美 ‘불안감’ 불씨 되살리나=하지만, 이번 대참사가 급진적 이슬람주의와 연계된 테러로 귀결된다면 총기 규제로 테러를 막을 수 있다는 식의 총기규제론은 설득력을 얻기 어려울 수 있다. 대신 ‘이슬라모포비아’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이민 규제’를 외치는 트럼프에 힘이 실릴 수 있다. 트럼프는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총기난사 사건으로 테러에 대한 미국인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동안 미국 사회에 대한 불안감을 바탕으로 지지세를 올려왔던 트럼프는 다시 한 번 불씨를 되살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힐러리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은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는 벌써 이슈 선점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이 성명을 발표하는 시간에 맞춰 트위터에 “오바마 대통령이 결국 ‘과격한 이슬람 테러리즘’이라는 말을 언급할까?”라며 “만약 하지 않는다면 수치심을 느끼고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슬림 테러리스트에 대한 위험을 경고한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고 강조하고자 한 것이다.

급진적 이슬람 테러주의자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 옳았다고 축하하는 지지자들에게는 “감사한다”며 “나는 축하를 원하지 않는다. 나는 강인함과 경각심을 원한다. 우리는 현명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테러 예방체계에 구멍이 뚫린 이번 참사를 계기로 오바마 행정부와 힐러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임을 예고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번 총기난사로 ‘테러’에 대한 불안감과 공포감이 급격하게 상승할 경우 트럼프의 공격과 함께 지지자들이 급격히 늘어날 공산이 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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