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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꾸밀걸 보다, 뺄 걸 고민했다”, iF 디자인어워드 금상 받은 LG전자 세탁기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보통 디자인을 한다 하면 어떻게 꾸밀까를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떻게 뺄까를 고민했습니다”

세계 디자인 3대 그랑프리 중 하나인 ‘iF디자인 어워드 2016’에서 금상을 받은 ‘LG시그니처’ 세탁기 디자이너 전호일 LG전자 수석연구원과 하영수 선임연구원이 전한 ‘디자인’의 정의다. 소비자가 세탁기를 사용하는 데, 조금이라도 번거롭게 느낄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제거하면서도, 깨끗하고 편리한 세탁이라는 세탁기의 본질을 극대화한 직사각형 트윈워시 ‘LG시그니처’의 정신이다.

LG 시그니처 세탁기는 상단 12㎏ 드럼세탁기와 하단 2㎏ 소형세탁기를 결합한 제품이다. 세탁기의 복잡한 메뉴 버튼을 강화유리 재질의 7인치 도어 디스플레이에 배치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의 법랑 소재를 사용했다. 그러다보니 첫 인상은 직사각형 육면체 금속 상자 그 자체다. 흔한 버튼하나 밖으로 나온 것이 없을 정도다. ‘iF디자인 어워드 심사위원들이 “순수 그 자체”라며 “기능과 디자인을 모두 만족시킨 제품”이라고 LG시그니처 세탁기를 호평한 이유다. 하 선임연구원은 “사용성을 높이면서도 절제된 디자인, 심미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했다”며 “어떻게 하면 1㎜의 선 하나라도 더 지울지 고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히트상품 트윈워시 LG시그니처 세탁기를 디자인한 전호일 수석연구원(왼쪽),하영수 선임연구원.

1대의 세탁기에 아래 위로 2개의 세탁조가 동시에 돌아가는 복잡한 기능을 구현하면서도, 외형적으로는 극도의 절제미를 구현한 ‘LG시그니처’ 세탁기는 시작부터 남달랐다. 통상 1~2년 정도인 디자인에서 제품화까지 시간이, LG시그니처 세탁기를 위해서는 8년이 필요했다. 트윈워시라는 기존에 없던 세탁기의 개념을 만들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디자인과 기술적인 검토, 그리고 최종 제품 양산까지 그리고 지우기를 수천번, 또 완성된 디자인을 위해 만들고 깨버린 목업(mockup, 모형)만 수십개에 달했다.

전 수석연구원은 “세탁기 문을 열때 필요한 압력이나 터치 패널의 촉감과 외적인 아름다움까지 충족시키기 위한 유리 가공, 그리고 기존 전자제품과는 다른 소재의 채용과 가공까지 고려해야 하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작업”이였음을 강조했다. 이런 노력 끝에 만들어진 LG시그니처와 트윈워시 세탁기가 세계적으로 디자인을 인정받고, 또 소비자들이 앞다퉈 구매하는 ‘핫 아이템’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히트상품 트윈워시 LG시그니처 세탁기를 디자인한 전호일 수석연구원(왼쪽),하영수 선임연구원.

디자인과 기술에 대한 노력은 자부심으로 이어졌다. LG전자가 신 개념 디자인과 기능을 담은 세탁기를 만들어 출원한 디자인, 기술 특허만 수백건에 달한다. 유럽의 내노라 하는 가전 업체나 중국의 신흥 메이커가 트윈워시나 LG시그니처 세탁기의 컨셉을 따라한 제품을 전자 전시회에서 몇 차례 선보이긴 했지만, 정작 양산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을 정도다.

단순한 빨래 기계(washing machine)를 넘어, 산업적으로는 세계 세탁기 시장의 10년 트렌드를 주도하고, 또 소비자에게는 편리한 가전제품이자, 완벽한 인테리어 도구를 만들었음을 강조한 전 수석연구원과 하 선임연구원은 “디자인 관련 특허는 사실 침해 행위에 대해 방어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모방 자체가 쉽지 않은 디자인을 만들고, 또 기술을 넣은 결과 당분간 트윈워시나 LG시그니처 세탁기 같은 제품은 LG전자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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