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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돈의 롯데 ③] 신동빈의 남자들 줄소환…‘1세대 롯데맨’의 위기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에 대해 연일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정책본부의 핵심 3인방’인 이인원(69)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 황각규(61) 운영실장(사장), 소진세(66) 커뮤니케이션실장(사장)의 검찰 소환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재계에 따르면 이번 롯데 그룹 비자금 의혹의 정점엔 롯데의 70여개 계열사를 총괄하는 그룹의 정책본부가 있다. 지난 2004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만든 뒤 각 계열사의 재무ㆍ투자 등 핵심 경영활동을 보고받고 조율하는 중추 역할을 맡고 있다. 검찰은 그룹 계열사끼리 허위거래를 통한 매출 부풀리기 및 이익 과대계상, 일감 몰아주기 과정 등에서 정책본부가 깊숙이 개입했을 개연성이 작지 않다고 보고 있다.











▶사진 차례대로 이인원(69)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 / 황각규(61) 운영실장(사장) / 소진세(66) 커뮤니케이션실장(사장)


이 부회장과 황 사장, 소 사장은 정책본부에서도 핵심 인물로 꼽히고 있는 이들이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들 3인방을 이른바 ‘오너 가신그룹’으로 보고 있다. 검찰의 압수물 분석과 실무자 소환이 일단락되는 대로 이들이 다음 타깃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을 보필했던 이 부회장은 20년 넘게 그룹의 핵심부에서 일해온 자타공인 그룹의 2인자다. 경중을 가릴 것 없이 그룹에서 발생한 모든 일은 이 부회장을 거쳐 신 회장에게 보고될 정도다. 따라서 비자금 조성 배경에 오너가의 입김이 작용했다면, 이 부회장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

황 사장은 신 회장의 가신으로 통한다. 일본 롯데에서 근무하던 신 회장이 1990년 한국으로 건너와 호남석유화학(현 롯데 케미칼)에서 경영자 수업을 받을 때 바로 아래서 부장으로 일했다. 일본어에 능통해, 한국어에 서툴렀던 신 회장의 회사 적응을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주도한 30여건의 그룹 인수ㆍ합병(M&A)의 중심에도 그가 있었다. 지난해 ‘왕자의 난’ 이후 신 회장이 발표한 지배구조 쇄신 방안도 황 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그가 이끄는 운영실은 그룹 계열사의 경영 활동을 조율하는 핵심 중의 핵심으로 꼽힌다. 검찰이 황 사장을 주목하는 이유다.

지난 2014년 롯데슈퍼 사장을 마지막으로 경영에서 물러났다가 6개월 만에 대외협력단장으로 복귀한 소 사장은 그룹의 이미지 개선, 홍보ㆍ대관 업무 강화 등을 맡고 있다. 위기 극복의 적임자로 신 회장의 ‘간택’을 받은 만큼 대외업무를 관장한 소 사장도 검찰의 강도 높은 조사를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검찰은 3인방 뿐 아니라 롯데 주요 계열사 임원의 출국을 금지 조치한 상태다. 지난 주말 남아프리카공화국로 출국해 세계소비재포럼 참석할 예정이었던 황 사장은 일정을 취소했다. 김용수 롯데제과 대표는 지난 11일 러시아 출장차 인천공항에 갔다가 뒤늦게 출국 금지 사실을 알고 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했고,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도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열리는 액시올사와의 에탄크래커 공장 기공식에 참석하지 못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에 크고 작은 업무 차질이 빚어지는 가운데, 소환 조사가 본격화되면 경영 공백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3인방의 소환 시점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이르면 금주 중 이들을 소환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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