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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일대 의대 진학생, 졸업 연설서 불법체류자 고백
[헤럴드경제] 미국의 명문 예일대 의대에 입학 예정인 멕시코 출신 여고생이 고교 졸업식에서 자신이 불법 체류자라고 고백하는 돌발상황이 벌어졌다.

텍사스 주 오스틴의 다른 고교 졸업식에서도 졸업생 대표로 연설한 모범생이 불법 체류자라고 밝혀 미국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11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예일대 의대에 합격한 라리사 마르티네스는 10일 텍사스 주 댈러스 인근 맥키니의 한 맥키니보이드 고교 졸업식 연설에서 “나는 미국 사회에서 그림자 속에 살아가는 1100만 불법 체류자 중 한 명”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2010년 학대를 일삼는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를 피해 어머니와 관광 비자로 미국에 온 뒤 7년째 시민권을 발급받지 못한 채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미국에 살고 있다. 


마르티네스는 “불법 체류자건 아니건 그들은 모두 꿈과 포부를 갖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나 같은 사람”이라며 “증오와 편견의 장벽 없이도 미국은 다시 위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대선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빗대 트럼프의 반(反)이민 정책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불법 체류 신분을 밝힌 만큼 이민국에서 조사해 국외로 강제 추방할 수도 있다.

같은 날 데이비드 크로켓 고교 졸업식에서 졸업생대표 연설을 한 히스패닉 계 마이테 라라 이바라도 식이 끝난 후 트위터에서 불법 체류자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나는 졸업생대표, 평균학점 4.5점, 텍사스대 장학금, 13개의 메달, 훌륭한 두 다리를 갖고 있다. 아, 그리고 불법 체류자다”라고 적었다. 그가 다니던 학교는 학생의 58%가 히스패닉이다. 그가 미국에 어떻게 오게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러한 일이 연달아 벌어지자 온라인에서도 이들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두 여고생이 불법 행위를 자랑스레 여기는 철없는 10대라는 비판도 만만찮다. 일부 누리꾼은 “마르티네스를 강제 추방할 시간”이라고 적은 뒤 불법 체류 업무를 담당하는 이민국 트위터 계정을 태그하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불법체류자임을 밝히는 것은 불법으로 미국에 살면서 법을 어기고 있다는 것을 당당하게 얘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자신의 불법체류 사실을 2011년 뉴욕타임스 매거진을 통해 밝힌 언론인 호세 안토니오 바가스는 정체성을 인정하려는 행동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는 “불법체류자라는 것은 마치 히스패닉처럼 그들 정체성의 일부”라면서 “그들은 세상을 향해 ‘우리는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라는 말을 건네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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