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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랜도 용의자 부친, 탈레반 지지 파슈툰 민족주의자”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 올랜도 총기 난사 사건 용의자의 부친이 파슈툰 민족주의를 주창하며 탈레반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인물이라는 정황이 나왔다. 파슈툰족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 걸쳐 사는 민족으로 아프간 탈레반의 주류를 구성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올랜도 사건 용의자 오마르 마틴의 부친 세디크 마틴(Seddique Mateen)은 캘리포니아에서 방송되는 ‘파얌-이-아프간’(Payam-e-Afghan)이라는 방송 채널에서 ‘듀란드 저거 쇼’(Durand Jirga Show)라는 쇼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에도 그의 이름으로 수십개의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듀란드 저거 쇼’라는 이름은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암시한다. ‘듀란드’는 19세기 후반 인도제국 외상을 지냈던 모티머 듀란드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1893년 인도제국(현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의 경계를 획정하기 위해 임의로 ‘듀란드 라인’이라는 경계선을 그었는데, 이 때문에 이 지역에 살고 있던 파슈툰족은 갈라져 살게 됐다. 또 ‘저거’는 아프가니스탄 족장 회의를 의미한다.


[사진=세이크 마틴. 출처는 유튜브]

세디크 마틴은 방송에서 다리어(아프가니스탄 공용어 중 하나)를 쓰며 다양한 정치적 주제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펼친다. 아프간 출신인 그는 파슈툰족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파슈툰 민족주의에 경도돼 있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아프간과 파키스탄 정부를 비판하면서 아프간 탈리반을 칭송한다. 유튜브에 올라온 한 동영상에서는 “와지리스탄(파키스탄 서북부 산악지대)에서 탈레반 운동을 벌이는 우리 형제들, 전사들이 봉기하고 있다”며 “인샬라(신의 뜻대로) 듀란드 라인 문제가 곧 풀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아프가니스탄 임시정부(Provisional Government of Afghanistan-Seddique Mateen)’라는 동영상에서는 자신이 마치 아프간 대통령이나 되는 것 마냥 현재 아프간 유력 정치인들을 체포하라고 군대와 경찰에 명령한다. 어떤 유튜브 동영상에서는 아프간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하기도 한다.

WP는 그가 파슈툰 민족주의를 주장하면서도 파슈툰어가 아닌 다리어를 사용하고 있고, 앞뒤가 안맞는 말을 종종한다는 점이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세이크 마틴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몇 달 전 두 남성이 키스하는 것을 보고 분노한 적이 있다며 “(아들이 일으킨 사건은) 종교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은 아들이 벌인 일에 대해 몰랐으며, 이번 일에 충격받았으며, 사과한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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