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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성애 혐오? or IS?…美올랜도 총기난사 범행 동기는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미국 올랜도 총기난사 용의자의 범행 동기가 ‘동성애 혐오’ 혹은 ‘IS 추종에 따른 테러’일 가능성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각각을 뒷받침하는 진술과 증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동성애를 죄악시하는 IS식 테러’와 같이 두 가지 모두 범행 이유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동성애 혐오=가족의 진술 내용을 보면 ‘동성애 혐오’가 범행 동기였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용의자 오마르 마틴은 올랜도에 위치한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총을 난사했다.

마틴의 아버지는 아들이 과거 동성애자들을 보고 격분한 적이 있다며 이번 범행은 종교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용의자의 아버지 세디크 마틴은 아들이 용의자로 공개된 직후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특정 시점을 지칭하지 않은 채 “우리는 마이애미 다운타운에 있었다. 사람들이 음악을 연주했다”면서 “그 자리에서 아들은 두 남자가 키스하는 것을 보고 뚜껑이 열렸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이 두 남자가 키스하고 서로 몸을 만지는 것을 보고 “저것들 봐라. 내 부인하고 아들 앞에서 저 짓을 하고 있다”면서 격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범행은 종교와는 상관없다”며 이른바 LGBT(레즈비언ㆍ게이ㆍ양성애자ㆍ성전환자)에 대한 혐오가 범행 동기라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핵심 관계자를 인용해 아직까지 용의자가 IS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IS 추종에 따른 대규모 테러=그러나 유럽 등지에서 발생했던 테러와 같이 IS 추종에 따른 대규모 테러 감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틴이 IS 지지자일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도 제기되고 있다. IS도 범행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용의자는 범행을 저지르기 직전 911에 전화해 IS에 충성 서약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성애 혐오보다 IS 추종에 따른 행위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과거에도 테러 관련 의심 요인이 존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FBI가 이번 총기난사 사건 전에 마틴을 세 차례 심문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예전부터 FBI의 감시 대상이었던 셈이다.

한 관리는 더 힐에 마틴이 2013년 테리리스트와의 연계 가능성을 동료들에게 주장하는 발언을 해 그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 마틴은 두 차례 심문 절차를 거쳤지만 FBI는 그의 발언의 실체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듬해 FBI는 다시 그와 미국 자살폭탄범 사이의 연관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지만 당시에는 위험성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IS도 테러의 배후가 자신들이라고 밝히고 나섰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IS 연계 매체 아마크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올랜도 게이 나이트클럽 공격은 IS 전사가 저지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빌 넬슨 상원의원은 “아마크통신의 주장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세부적인 내용을 확인하는대로 연관성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두 가지 모두 원인일 가능성도…동성애 죄악시하는 IS 따라 대규모 테러=동성애 혐오, IS 추종 모두 범행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IS 자체가 동성애를 죄악으로 여기는 집단인 만큼 두 원인을 꼭 떼어 놓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IS는 동성애자들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소수자에 대해 공개 처형은 물론, 높은 건물 지붕에서 밀어 떨어뜨리는 등의 방법으로 살해하는 등의 잔인한 행위를 거리낌없이 저질러 왔다. 중동문제 전문가들은 이를 소수자를 희생양으로 삼아 결속력을 도모하는 행위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이는 주류 이슬람권의 생각과도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동성애를 죄악시하면서도 동성애자를 ‘포용’하자는 점을 강조해 온 주류 이슬람교와 달리 IS는 이슬람 경전 ‘쿠란’의 구절을 제멋대로 왜곡해 성소수자 살해 구실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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