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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 중독 고리를 끊어라 ②] 과도한 게임시간 자각이 예방의 시작
- 게임 시간계획ㆍ하루 스케줄북 작성, 시간활용도 따져봐야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1990년대 이후 급속히 성장한 인터넷 분야는 현대사회의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매체가 됐다.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인터넷의 세계에 빠져 현실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이른바 인터넷 중독 현상들이 관찰되기 시작했다. 특히 인터넷 기반의 게임산업이 커지면서 이를 주로 소비하는 청소년을 중심으로 게임 중독까지 나타나는 상황이다.

RPG로 대변되는 인터넷 게임의 특징은 우선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점이다. 일대일 또는 다수의 사람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규칙과 예절을 무시할 수 있고, 자신의 의견이나 감정을 자유롭게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표출할 수 있다.

다음으로 대인관계의 대리만족이다. 사회적으로 억압되고 관계의 폭이 좁았던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고 유지하게 됨으로써 자기 자신에 대한 자각을 극대화하고 타인과의 관계가 이전보다 잘 유지된다고 믿게 된다.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관계를 맺고 그 영역을 확대하고 유지하게 되는 것이 반복적으로 인터넷 게임에 몰입하는 이유가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게임 채팅창을 통한 엿보기도 게임 중독을 초래한다. 인터넷상에서 야기되는 사건이나 모임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서 소위 말하는 ‘눈팅’으로 모든 상황을 보고 있다는 만족감을 얻게 된다.

마지막으로 가상공간에서는 가면인격으로 재창조된 자아가 다중성을 갖고 마치 연극배우가 무대에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듯 허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것도 게임 중독의 이유가 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설명이 가능하지만 중독의 핵심은 역시 ‘현실도피’다. 특히 청소년은 과도한 학습부담과 부모의 따듯한 관심부족으로 인해 인터넷에 빠져들기 쉽고, 이로 인해 성격과 사회성 발달에서 왜곡이 일어나게 된다.

이승환 인제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실제 사회에서의 활동에 투자되는 시간은 줄어들고, 이로 인해 대인관계가 위축되고 사회 경제적인 활동이나 일상생활의 장애가 유발된다”며 “재정적인 문제, 수면부족으로 인한 이차적인 문제, 정서ㆍ정동의 장애, 인지왜곡이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게임중독을 치료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행동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이를 위해 막연히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실제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사이버 공간에서 보내는지, 또 실제 어떤 일을 하는지 기록하게 한다.

그리고 인터넷에서의 활동이 나에게 얼마나 의미가 있는 일인지, 내 삶에 어떤 도움이 되는 것들인지 가중치를 매기고 전과 달리 지금은 하지 않게 된 행동이나 지금은 전보다 적게 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즉 ‘잃은 것’이 무엇인지 목록을 만들어본다.

김봉석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를 혼자서 실행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주변의 도움을 청하거나 알람시계나 스케줄 북을 만들어 인터넷 사용시간을 정해 조절하거나 외부의 통제장치를 만들어 인터넷에 몰입해 자칫 잃어버리게 될지 모르는 내적 시간을 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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