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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럴이 힘이다④] ‘바이럴’ 때문에 개인 크리에이터가 떴다?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자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선 모바일 중심의 바이럴 마케팅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대중문화를 소비하는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수단이다.

이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대중문화 업계는 개인 크리에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했다. 매체의 다변화는 탈 전문가 시대이자, 모두가 전문가인 시대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대중문화 홍보와 마테팅에서 일반인의 중요성이 부각”돼 “어떻게 일반인을 끌어들이고,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느냐”(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가 홍보의 주요수단이 됐다. 개인 크리에이터, 유튜버 등 특정 장르에 특출난 재능을 보여줘 “여론을 주도하는 일반인을 잡는 것”(정덕현 평론가)이 이젠 대중문화에서도 성공의 지름길이 됐다.

개인 크리에이터의 힘은 막강하다. 고화질 카메라, 전문 장비도 없이 온전히 한 사람이 MC이자 작가, PD의 역할을 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개인 콘텐츠로 입소문만 나면 수 만 명은 거뜬하다. TV가 아닌 모니터와 모바일 앞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새로운 형태의 오피니언 리더다. 



▶ 개인 크리에이터 콘텐츠에 사람이 모인다= 게임방송, ‘먹방’, 뷰티 등 콘텐츠는 다양하지만 공통점은 하나다. 1인 방송 체제, 일명 BJ(Broadcasting Jockey) 한 명이 모든걸 만들지만 이들 개인 크리에이터들이 끌어 모으는 사람만 100만에 달한다.

BJ계의 유재석이라고 불리는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은 가장 핫한 개인 크리에이터 중 하나다. 아프리카TV 누적 시청자 수 1억 1300만 명, 유튜브에선 120만 명이 구독하고 있으며 누적 시청자 수는 5억 2천 만 명을 기록했다. 대도서관은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튜브나 광고 수익으로 한 달에 5000만원을 번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도서관과 양대 산맥을 이루는 게임 방송 BJ 양띵은 BJ 계의 대통령이라 불리며 유튜브 구독자수 150만명에 1년 수입은 10억대에 이른다. 이들은 특히 초등학생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 장래희망 란에 BJ를 쓰는 학생들이 있을 정도다.

뷰티 콘텐츠도 개인 크리에이터가 대세다. 유튜브 구독자 90만 명, 총 조회수 1억 4천 백만 뷰(View)를 기록한 BJ 씬님은 뷰티 콘텐츠로 특히 10~20대 여성들 사이에서 화제다. 영화 ‘겨울왕국’의 엘사 메이크업 영상은 조회수 2백만을 넘겼고 일주일에 2~3개 꼴로 올라오는 영상은 모두 최소 수십만에서 1백만을 넘는 조회수를 자랑한다.

‘먹방’ 열풍을 불러일으킨 BJ 벤쯔 등 ‘먹방’ BJ들도 먹는 방송 하나로 100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실시간 댓글을 달며 ‘본방 사수’를 하는 애청자도 등장했다. 인기 있는 BJ의 생방송은 동시 접속자수가 20~30만에 달한다.



꼭 BJ가 아니더라도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에서 개인이 만들어 올린 영상도 입소문을 타고 수많은 구독자를 끌어 모으고 있다. 지난해 뛰어난 가창력으로 화제가 된 ‘여고생 아델’ 역시 유튜브와 페이스북 페이지 ‘일반인의 소름 돋는 라이브’에 영상이 올라와 미국의 토크쇼인 ‘엘렌쇼’까지 진출하게 됐다. 이외에도 한 고등학생이 재학중인 학교 교실에서 볼펜, 책 등으로 소리를 내 만든 영상 ‘하이스쿨잼’으로 유튜브 조회수 10만 건을 돌파했다. 높은 조회수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패러디 영상이 줄줄이 쏟아져 또 다른 개인 콘텐츠를 견인하기도 했다.

이유겸 유니버셜 뮤직 차장은 “지금까지 등장한 개인 크리에이터들의 영역 자체가 게임이나 뷰티 등에 집중돼 음악을 접목시키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전문 BJ가 아닌 특출난 재능을 가진 일반인들의 음악 영상이 화제가 되면 원곡에 대한 반응으로 이어져 바이럴 마케팅의 효과가 크다”며 “이들 역시 개인 크리에이터의 확장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PPL 요청 쇄도, 광고 효과는 ‘보장’= 개인 크리에이터들의 방송에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기업들도 이러한 개인 채널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기업들이 주목한 건 개인 크리에이터로 하여금 발생하는 ‘바이럴 효과’다. 이들의 콘텐츠는 SNS를 통해 계속 공유되고 ‘좋아요’와 댓글 등으로 공감을 표현하는 장이 된다. 여기에서 퍼지는 입소문 덕분에 1인 방송은 ‘바이럴 마케팅’에 최적화된 콘텐츠로 급부상하고 있다. 개인 크리에이터들이 플레이 하는 게임, 사용하는 화장품, 먹는 음식은 입소문을 타고 곧 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게임을 콘텐츠로 한 대도서관은 게임회사로부터 자사의 게임을 플레이 해달라는 러브콜이 쇄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도서관이 한번 게임에 출연하는 대가는 30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TV 광고보다 액티브(Active) 유저가 더 많이 모이고 입소문 때문에 톡톡한 홍보 효과를 누린다고 말한다. 비단 게임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대도서관의 마케팅 파워는 이미 입증됐다. 대도서관이 CJ 제일제당과 ‘햇반컵밥’을 콜라보로 출시한 사례는 업계에서 성공 케이스로 꼽힐 만큼 매출 급상승으로 이어졌다.

양띵과 대도서관, 벤쯔는 지난 4월 화장품 업체 잇츠스킨과 온라인 홈쇼핑 생방송으로 제품 홍보에 나섰다. 이들이 개인 방송을 통해 4시간 동안 올린 판매매출은 5일간 진행된 세일기간 매출 대비 약 세배 정도에 달했다. 생방송이 진행된 지 10분도 되지 않아 아프리카 TV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게임계 BJ뿐 아니라 뷰티 분야도 업체들의 협찬과 콜라보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이 크다 보니 이들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제품이 출시되기도 한다. BJ씬님은 일명 ‘완판녀’로 불리며 화장품 매출을 톡톡히 올리고 있다. 한 뷰티 업체와 콜라보한 ‘씬쿵주의’ 파우치 시즌 1은 3000세트가 24시간 내에 완판 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대도서관이 함께한 ‘유튜브 스타 쇼핑어벤G스 되다’에서는 유튜브 BJ들이 G마켓과 협업해 중소기업 제품 홍보에 동참했다. 약 일주일 만에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서 500만 조회수를 넘어서는 등 그들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입증해 보였다.



▶ MCN이 대세, 너도나도 뛰어든다= ‘바이럴’이 각광받다 보니 개인 크리에이터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기업과 거대 자본이 나서고 있다. 이른바 ‘MCN(Multi Channel Network)’사업으로 개인 크리에이터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사업자들이 등장했다. CJ E&M은 2013년 국내 최초로 MCN 사업을 시작해 650여 팀의 게임, 음악 뷰티 등 다양한 분야의 개인 크리에이터들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후 MBC, KBS, SBS도 MCN 사업에 뛰어들었다. 방송사뿐 아니라 YG엔터테인먼트 등 연예 기획사도 시동을 걸고 있다.

MCN 기업인 트레져헌터는 지난해 총 157억 원을 투자 받았다. 개인 크리에이터들의 가능성을 본 것이다. MCN은 아니지만 ‘여고생 아델’ 영상이 올라왔던 유튜브와 페이스북 채널 ‘일반인의 소름 돋는 라이브’를 운영중인 메이크어스는 같은 해 202억 원을 투자 받은 바 있다.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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