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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보험사①]역마진 걱정에 잠 못드는 보험사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내려 앉으면서 보험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기준 금리가 인하되면 과거 고금리로 판매했던 확정금리형 상품에서 발생하는 역마진이 더욱 심화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저축성 보험 중 확정금리 상품의 비중은 3분의 1에 달한다. 금리가 내려가면 가만히 앉아서 늘어나는 역마진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한국은행이 9일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보험업계에 역마진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90년대 5~9%대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판매한 생명보험사들의 역마진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수익률도 하락하면서 보험사들이 ‘저금리의 덫’에 갇혔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한화생명(63)빌딩
 

역마진으로 인한 손실을 줄이려면 자산운용 등에서 수익을 내야 한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

지난 1분기 생명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은 3%대로 떨어졌다. 이미 역마진에 시달려온 보험사들은 채권 위주의 자산운용을 어떻게 할 지를 놓고 더더욱 고민에 빠지게 됐다. 

교보생명빌딩

확정금리 상품 201조원...역마진 공포=역마진의 주범은 1990년대에 판매한 확정금리형 상품이다. 당시 약속한 금리가 5~9%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생명보험사가 떠안고 있는 확정금리형 상품은 약 201조원 규모로 저축성 보험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다.

확정금리형 상품은 고정금리를 약속한 것이므로 금리가 인하될수록 손실이 커진다. 금리 이상의 수익을 올려야 역마진이 나지 않는데 기준금리가 재차 인하되면서 자산운용수익률은 계속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확정형 고금리 상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생보사들이 상당한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국제회계기준 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을 늘려야 하는 부담까지 생각하면 심각한 위기“라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보험사들은 앞으로 변동금리 상품의 공시이율을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시이율은 은행의 예금금리에 해당한다. 공시이율이 하락하면 가입자가 돌려받는 만기 환급금은 줄게 된다. 보험사의 6월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은 평균 2.8%대로, 올초(3.1%)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공시이율이 떨어지면 상품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영업 환경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생명 빌딩

운용수익률 계속 하락...어디서 수익내야 하나=확정금리 상품의 역마진을 메우려면 자산 운용을 통해 수익을 늘려야 하는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저금리 여파로 운용수익을 내기가 더욱 어려워진 탓이다. 2011년 연 5.9%였던 생보사의 운용자산 수익률은 지난해 4%로 하락했고, 지난 1분기에느 3.9%까지 떨어졌다. 3%대 수익률은 1991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손해보험사의 운용자산수익률은 생명보험업계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손보사의 지난해 운용자산수익률은 평균 3.79%로 2014년의 3.94%보다 0.15%포인트 더 하락했다. 일부 손보사는 자산 운용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기까지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자산운용의 약 60%가 채권에 투자되는데 금리 인하로 수익률이 더 악화될 것이 불보듯 뻔하다”면서 ”자산운용을 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체투자 수단도 마땅치 않다는 게 보험업계의 고민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들이 해외투자나 부동산 등 대체 투자에 나서고는 있지만, 그 마저도 투자할 만한 곳이 많지 않다”며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들도 유사한 투자처를 찾는데 혈안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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