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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성소수자 축제 자리 선점 기독교단체 ‘일촉즉발’
-퀴어축제 D-1…기독교단체 “당일 신고없이 서울광장 집회 맞불”

-“법적 불사”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박원순 시장 퇴진운동 병행”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ㆍ이원율 기자] 한국 최대의 성소수자들의 최대 문화행사인 퀴어문화축제를 하루 앞둔 10일 서울광장은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당초 8~10일 서울광장 사용을 승인받았던 기독교단체가 퀴어문화축제 당일인 11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집회를 불법으로 이어나갈 것으로 예고하면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퀴어문화축제를 하루 앞둔 10일 서울광장은 전운이 감돌고 있다. 당초 8~10일 서울광장에 집회를 신고했던 기독교단체가 퀴어문화축제 당일인 11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집회를 불법으로 이어나갈 것으로 예고하면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11일 서울광장에서 ‘제17회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를 개최한다. 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들의 자긍심과 이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펼쳐지는 문화행사다. 지난 2000년 처음 시작됐으며 매년 5월 말부터 6월 초 사이 진행되는데 해마다 규모가 커지고 있다. 당초 퀴어축제 조직위원회에서 8일부터 5일간 사용하겠다고 신청했으나 다른 단체들도 같은 기간에 사용 신청을 해 조정을 거친결과 서울시는 11일 하루만 광장 사용을 승인했다.

올해 축제는 1부 부스행사를 시작으로 2부 개막무대, 3부 퍼레이드, 4부 축하무대로 구성되는데 하이라이트인 퍼레이드는 서울광장에서 출발, 을지로와 회현 사거리를 돌며 롯데마트 본점을 지나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진행된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예상 참여인원은 역대 퍼레이드 최대인 5만명이다.

부스는 인권단체와 정당, 각 대사관과 대학동아리 등 100여단체가 자리한다.

강명진 조직위원장은 “서울광장에서 축제를 개최한다는 건 시민이 다 함께 즐기는 축제로 나아가게 되는 것으로 의미가 크다”며 “사회적으로 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만연해 이번에도 축제 방해세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평화로운 행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광장에 열린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 모습.

문제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종교단체와 충돌 가능성이다.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한 종교ㆍ보수단체들은 퀴어 퍼레이드가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행사라며 줄곧 반대해 왔다.

예수재단은 서울광장에서 지난 8일부터 ‘미스바구국금식기도성회’를 갖고 동성애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한 11일에도 서울광장에서 반대 집회를 지속하겠다고 예고했다. 원칙대로라면 날짜가 11일로 넘어가는 자정이 되면 예수 축제의 행사 부스는 철거하고 퀴어문화축제가 광장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예수재단 대표 임요한 목사는 “물리적인 충돌이 있어도 어쩔 수 없다. 법적으로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 지겠다”고 했다. 예수재단은 이곳에 펼친 42개동의 농성용 천막도 걷지 않을 방침이다.

예수재단 측의 화살은 박원순 시장에게도 향해 있다. 임요한 목사는 “동성애를 비호하는 박원순 시장이 책임지고 사퇴할 때까지 집회를 지속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 목사는 “이미 시청 주변에는 크고 작은 불법 집회가 많은 상황”이라며 “광화문광장에서 ‘김일성 만세’를 외쳐도 된다는 게 박 시장의 생각이라면 이러한 행동 또한 표현의 자유로 봐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예수재단 측은 11일 오후 2시부터 오후 7시까지 동성애 반대 국민대회를, 밤 12시까지는 박원순 시장 규탄 퇴진대회 일정이 담긴 유인물을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예수재단 측이 갑자기 말을 바꿔 당황스럽다”며 “집회 신고를 하지 않은 11일 자진 철수를 설득 중이다“고 했다. 이어 “다른 목사님들도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면 안된다고 함께 설득하고 있다”며 “집회신고 기간이 끝나도 농성용 천막 등이 치워져있지 않으면 시 차원의 철거도 검토중이다”고 전했다.

다만 경찰은 “서울시가 할 일”이라며 “퀴어문화축제 당일일 병력 투입 등 특별히 나오는 이야기가 없다”고 했다.

한편 보수단체들은 퍼레이드 행사 당일 서울광장 건너편 대한문 광장 등 도심 6곳에서 2만명이 참가하는 동성애 반대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들도 같은 날 오후 5시부터 서울시청에서 무교로를 거쳐 청계천 한빛광장까지 1.5㎞를 행진한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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