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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코계 판사 비난’ 트럼프 때문에…공화당 또 적전분열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의 멕시코계 판사 비난 발언으로 공화당이 적전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 지도부가 공개 비난에 나서는가 하면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거부하거나 탈당하는 의원마저 나오고 있다.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대선은 물론 상ㆍ하원의원 선거에서도 패할 것이라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

7일(현지시간) 공화당 내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트럼프의 반언은 교과서의 정의 그대로 인종차별주의적 발언”이라며 “완전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도 “소수계 그룹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메시지에 집중할 때”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매카시즘의 원조) 조 매카시 이후 가장 미국인답지 못한 발언”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멕시코 출신 부인을 둔 젭 부시 전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는 자신의 발언을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취소해야 한다. 공화당과 미국에 인종차별주의가 설 자리는 없다”고 밝혔다. 뿐만아니라 공화당 소속 마크 커크 상원의원은 이날 상원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아이오와주 주상원의원인 데이비드 존슨은 트럼프를 히틀러에 비유하며 공화당을 탈당해 무소속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존슨 주상원의원은 라이언 하원의장이 트럼프의 발언을 인종차별적이라고 하면서도 여전히 지지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미친 짓”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트럼프는 ‘트럼프대학’ 사기 사건과 관련 곤살레스 쿠리엘 샌디에이고 연방지법 판사가 멕시코계라 재판을 불공정하게 진행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발언 이후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이 돌아설까 공화당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에 대한 라이언 하원의장을 발언에는 공화당의 깊은 우려가 깔려있다”고 전했다.

올해 대선에서 히스패닉 유권자는 전체의 12%인 2730만명으로, 2012년 대선 당시 2330만명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2004년 히스패닉 유권자의 표 44%를 얻은 조지 W 부시는 승리했지만, 2012년 27%를 얻은 밋 롬니는 패했다.

BBC방송은 만일 트럼프가 올해 대선에서 롬니처럼 히스패닉 유권자의 표 27%을 얻는다면, 백인 유권자의 표 64%를 얻어야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1984년 로널드 레이건 이후 공화당 후보가 얻지 못했던 수치다. 2008년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는 백인 유권자의 표 55%, 2012년 롬니 대선후보는 백인 유권자의 표 59%를 얻었다.

캘리포니아 대학(UCLA) 분석 결과 트럼프가 2012년 롬니와 같이 백인 유권자의 표 59%를 얻으면, 히스패닉 유권자의 표는 절반에 달하는 47%를 얻어야 이길 수 있다.

2012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에게 패한 공화당은 히스패닉 등 소수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번 발언으로 공화당 내에서조차 반발이 거세자 트럼프는 “오해였다”고 해명했다. 트럼프는 이례적으로 긴 성명을 냈지만, 명확하게 사과하지는 않았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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