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바람난과학] 흐리거나 비오는 날, 더 졸린 이유는 뭘까?
[HOOC=이정아 기자] 어제 오후부터 하늘빛이 심상치 않더니 오늘도 구름이 많습니다. 그런데 오늘처럼 비라도 올 것같이 날씨가 흐린 날이면 ‘피곤하고 졸립다’, ‘몸이 늘어진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요. 날씨의 변화가 우리의 기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요?

흐리거나 비가 내리는 날 졸음이 쏟아지는 것과의 상관관계는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보면, 이는 체내 일부 호르몬계가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해 변화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구름이 많이 낀 날 졸린 이유는 숙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과 관계가 있습니다. 멜라토닌은 뇌 속의 송과선이라는 부위에서 밤에 집중적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인데요. 우리 몸이 햇빛에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고,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의 분비가 활성화됩니다.

그런데 어둡고 일조량이 적은 흐린 날엔 멜라토닌이 낮을 밤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멜라토닌은 숙면을 취해야 한다는 신호를 몸에 계속해서 보내게 되고 그 결과 졸음이 밀려오는 것이죠. 

퀸즐랜드 대학교 나오미 로거스 박사는 시드니모닝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아침에 햇빛을 보지 못하면, 우리의 몸은 낮 모드(mode)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는 신호를 받지 못하게 된다”며 “세로토닌 대신 멜라토닌이 계속해서 분비돼 하루 종일 피곤하고 늘어지게 되는 이유”라고 설명합니다.

날씨가 흐린 날 졸음이 쏟아지는 요인으로 비가 내릴 때 나는 흙냄새 때문이라는 연구도 있습니다. 식물들은 비가 오지 않는 건기 동안 씨앗이 발아하지 못하도록 하는 특정 오일을 분비합니다. 그런데 비가 내리면 이 오일이 빗물에 씻겨 내려가 흙 속의 박테리아가 분비하는 ‘지오스민(Geosmin)’이라는 화학물질과 섞이게 됩니다. 이때 나는 냄새가 바로 흙내음인데, 이 냄새가 주는 진정작용에 졸음이 더 밀려온다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규칙적인 빗소리가 우리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기 때문에 졸음이 온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비가 내릴 때 지붕이나 땅바닥, 우산에 ‘똑똑’ 부딪히며 나는 규칙적인 소리를 이른바 ‘핑크 노이즈(Pink noise)’라고 하는데요. 핑크 노이즈는 백색 소음(White noise)처럼 불필요한 뇌의 활동을 줄이기 때문에 수면을 유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핑크 노이즈는 저음과 중음대의 음이 상대적으로 고음보다 높아 백색 소음보다 심리적으로 더 안정감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dsu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