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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너 몰리는 한진해운, 조양호 회장 사재출연 ‘압박’
-급추월한 현대상선, 쫓기는 신세된 한진해운
-용선료 협상 선주들 만만치 않아…선박 억류, 연체 폭로 등 초강수
-한진의 현금 유동성 확보 필요, 대주주 사재 출연 압박
-6일 프랑스에서 귀국한 조양호 회장, 어떤 결정 내릴지 관심사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현대상선이 막판 스피드를 올려 한진해운을 급추월하면서, 한진해운이 쫓기는 신세가 됐다. 현대상선은 지난 1주일새 채권단 자율협약의 3개 조건 중 용선료 협상과 사채권자 채무재조정을 나란히 성사시키면서, 해운동맹 가입으로 우위를 점했던 한진해운을 추월했다. 한진해운은 엎친데 덮친격으로 1000억원대의 용선료 연체료 문제가 불거지면서 최소한의 운영자금도 없이 자율협약 기간을 버틸 수 있을지 우려가 쏟아지는 상황이다.

채권단, 조양호 회장 책임론 거론=채권단이 한진해운 대주주의 사재출연을 거론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채권단 내에서는 경영권 포기 말고 대주주의 금전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공감대를 얻고 있다. 현재 걸려있는 여신만 1조원대인데, 용선료 지급이나 유류비, 항만 이용료 등 영업을 위한 최소 운영 경비까지 채권단이 부담할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7일 채권단 한 관계자는 “용선료 협상, 사채권자 채무재조정 등 아무것도 해결 안된 상태에서 돈이 들어가면 모든걸 채권단이 짊어져야 한다”며 “(대주주 책임론은)적어도 현재 운영자금 등 유동성 문제는 한진에서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한진해운의 연체료가 1000억원가량 될 것으로 보고있다.

한진의 용선료 협상 상대 만만치 않아=한진해운의 용선료 협상이 현대상선보다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벌써부터 캐나다의 선주 시스팬은 한진해운의 용선료 연체 사실을 폭로했고, 그리스의 선주 나비오스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한진해운의 벌크선을 억류하는 등 강수를 뒀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선주들의 강경대응이 향후 한진해운과의 용선료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파악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이 본격적으로 용선료 협상에 돌입하자 해외 선주들도 밀리지 않기 위해 언론플레이를 하는 모양새“라며 “용선료협상이 쉽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꼬이면서 한진의 용선료 연체금은 그리 큰 금액은 아니지만, 향후 용선료 협상을 위해서는 털고 가는게 낫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를 위해선 당장 자금이 필요한데, 그렇다할 자금줄이 없다는게 한진해운의 문제다.

한진해운은 당초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안대로 4112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부동산 매각에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금액도 크지 않다. 회사 측은 지난달 말까지 H라인 해운 잔여지분과 벌크선 매각, 일본 도쿄 사옥 일부 유동화 등으로 650억원가량을 확보했고, 이달에는 런던 사옥 매각 잔금과 상표권 유동화 수익 등을 통해 추가로 약 66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1000억원대의 비용으론 당장 유동성 문제 해결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항공도 여력이 없어=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와 관련해 한진그룹은 선을 그은 상태다.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지분 33.2%를 가진 대주주다. 조양호 회장이 2014년 한진해운을 맡은 뒤 1조원 이상을 지원하면서 대한항공 역시 부채비율이 931%에 달할 정도라 지원할 여력이 없다는 이유다.

대한항공은 최근 4개월간 이미 발행했거나 발행을 추진 중인 자산유동화증권(ABS)이 1조원대에 달하는 등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일반 회사채(공모,사모)와 외화표시채권도 52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이로써 ABS, 회사채, 외화채 등으로 올 들어 내달까지 조달하는 자금 규모가 1조5600억원으로 불어나게 됐다.

ABS는 장부상 아직 인식되지 않은 장래 수익(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당장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의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활용된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 6일 프랑스에서 귀국해 한진해운 자금 지원과 관련해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자금줄이었던 대항항공도 더이상 한진해운을 지원할 여력이 부족하다는게 문제“라며 “그렇더라도 채권단에 한진해운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선 조양호 회장이 직접 나서서 최소한의 성의 표시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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