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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또 고개숙인 박원순 시장…“메피아 원천차단”
-7일 ‘구의역 사고’ 관련 대시민 사과…시민ㆍ전문가 등 진상규명위원회 구성

-안전 직결 외주화 ‘전면 직영’ 방안 추진…‘퇴직자 채용 특혜’ 삭제 메피아 척결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 직원 사망 사고와 관련, 또 한번 고개를 숙이고 서울시 차원의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 서울시는 시민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합동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하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메피아(서울메트로+마피아)에 대해 원천 차단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박원순 시장은 7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과 유가족, 시민들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잘못된 특권과 관행은 반드시 바로 잡겠다”고 했다.

박 시장은 “2인 1조 근무 매뉴얼은 현장의 문제를 외면한 탁상공론이었다”며 “앞으로는 서울메트로 등 서울시 산하기관을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사고 수습을 위한 방향과 과제를 밝히고 지하철 안전에 대한 서울시의 대책을 발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7일 기자회견을 갖고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 직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내놓고 있다. 박 시장은 “고인과 유가족, 시민들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우선 서울시는 구의역 사망사고와 관련해 민전문가가 폭넓게 참여하는 민관합동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위원장은 김지형 전 대법관이 맡는다. 위원회는 시민대표 5명, 노동ㆍ청년ㆍ지하철ㆍ안전 등 각계 전문가 5명, 독립합의제 기관인 서울시 감사위원회 감사위원, 서울시의회 시의원 등을 포함한 총 15명 내외로 구성해 이번 주부터 활동을 시작한다.

또 시민의 생명ㆍ안전과 직결된 업무, 위험한 업무의 외주화에 대해서는 이를 전면 직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은성 PSD에 대해서는 당초 자회사로 전환하려던 계획을 중단하고 직영 전환을 포함해 원점에서 재검토 추진하기로 했다. 은성 PSD의 안전한 관리와 함께 근무자들의 작업조건과 보상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메트로 24개역 스크린도어를 민간투자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는 유진메트로컴에 대해서도 단기적으로는 협약변경과 업무체계 개선을 통해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재구조화를 통한 직영 방안도 적극 협의할 예정이다. 경정비 등 외주화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안전 분야도 전수조사한다. 지하철 양공사(서울메트로ㆍ서울도시철도공사)의 전면적인 외주 현황을 분석하고, 직영ㆍ자회사 등 해당 업무별 특성에 가장 적합한 운영방식을 최단시일 내에 마련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체결될 계약 뿐만 아니라 기존 민간위탁 계약 중인 사업까지 포함해 메트로 퇴직자 채용을 의무화하는 계약서 상의 특혜 조항을 모두 삭제해 원천적으로 전관채용(메피아)을 척결키로 했다. 공사 퇴직자와 신규채용자 간의 불합리한 차등보수 체계를 전면 수정하고, 기술력과 경력 등에 근거한 합리적 기준으로 보수체계를 재설계키로 했다.

스크린도어 전수조사를 통해 사고가 우려되는 스크린도어에 대해서는 전면 보수 또는 교체를 추진한다. 기존 ATS(수동운전) 시스템을 ATO(자동운전) 시스템으로 조기 교체하고 열차운행시스템을 스크린도어 시스템과 연동하는 등 지하철 안전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이밖에도 서울시는 구의역 사고를 계기로 정기적인 지하철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와 향후 보완ㆍ개선대책을 매년 정기적으로 시민에게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르면 7월 ‘지하철 안전종합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대책에는 ▷진상규명위원회 진상조사 결과 ▷은성PSDㆍ유진메트로컴 외주에 대한 대안 ▷전관채용(메피아) 철폐 관련 근본적 해결방안 ▷지하철 안전 혁신 대책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박 시장은 “그 동안의 관행과 당연시 했던 것들을 버리고, ‘안전에서 1%가 100%다’는 마음으로 행동하겠다”고 했다.

한편 서울시가 이같은 대책을 내놨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시, 서울시의회 등 서울시 산하단체에 구조적으로 보내지는 낙하산 인사 대책은 빠져있기 때문이다. 실제 박 시장 취임 후 서울메트로의 사장ㆍ감사ㆍ이사 등 고위직은 노조ㆍ정치인ㆍ시민단체 출신 비전문가로 대거 채워져 구의역 사고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구의역 사망사고 전인 지난달 24일자로 물러난 이정원 전 서울메트로 사장은 전국증권산업노조위원장 출신이다. 이 전 사장은 2014년 2월 서울메트로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입사해 6개월 만에 사장으로 승진하며 부적절한 인사라는 논란을 빚기도 했다. 서울메트로 감사를 맡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사표가 수리된 지용호 씨는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 수석부위원장 출신이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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